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역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이 시민들이 남긴 하얀 꽃들로 가득차 있다. [연합]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역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이 시민들이 남긴 하얀 꽃들로 가득차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 온라인 매체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공개한 일과 관련, 여권에서 "명단 입수 경위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희생자)전체 명단은 정부 밖에서는 알 수가 없다"며 "경찰, 검찰, 행정안전부 등 정부 내에서만 취합하고 권한 있는 사람에게 공유됐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명단 전체가 유출된 건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이 금지하는 공무원의 개인정보 무단 유출에 해당하고, 5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하 의원은 "희생자 명단 유출과 온라인 매체의 입수 경위에 대해 즉각 수사해야 한다"며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을 위반한 명백한 인권 범죄다. 마땅히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법인 줄 뻔히 알고도 명단 공개를 촉구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도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온라인 매체는 뒤늦게 공개를 원하지 않는 유족은 연락을 달라며 일부 명단을 지우는 중"이라며 "범죄 증거 인멸하듯 이게 무슨 짓인가. 슬픔이 가라앉기도 전에 명단을 지워달라며 전화까지 해야 하는 유족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느냐"고도 했다.

2일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이 마련된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외국인들이 슬픔을 달래고 있다. [연합]
2일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공간이 마련된 이태원역 1번출구에서 외국인들이 슬픔을 달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들이 공개한 명단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공개된 명단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어떤 검증과정을 거쳤는지도 의문이다. 철저한 수사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보협은 "사망자들과 관련한 모든 조치에서 최우선시해야 할 것은 유가족의 의사"라며 "가족이 원하지 않는데 '숨기려고 하지 마시라'며 기어코 이름을 밝히려는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자 2차 가해다. 삭제를 요구하면 명단에서 성은 남기고 이름은 빼주겠다는 식의 비극에 대한 흥정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시민언론 민들레는 전날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포스터 형태로 만들어진 이 명단에는 나이, 성별, 거주지 등 신상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고, 이름만 한글과 영어 알파벳(외국인)으로 쓰였다.

명단을 공개한 민들레는 "희생자들이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게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또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