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전 부담 컸지만 편안한 비행이었다”
초도요원 선발된 뒤 최초비행 조종사 발탁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최초비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안준현(공사 54기) 공군 소령은 긴장도 컸지만 창공으로 떠오른 순간부터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형전투기 통합시험팀 소속의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시험비행조종사인 안 소령은 “내색은 안했지만 실은 이륙 직전까지 마음속의 부담이 컸다”며 “막상 이륙 후 사천 상공에 떠오른 뒤부터는 편안하고 순조롭게 정해진 경로대로 비행했다”고 밝혔다고 방위사업청이 20일 전했다.
안 소령은 “착륙 후 너무도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다”며 “KF-21 개발과 시험비행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분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최종평가까지) 2000여회 시험비행을 안전하게 완료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 소령은 공사 54기로 임관해 F-4E 비행대대와 KT-1 기본비행과정 교관 등으로 근무했으며 지난 2016년 개발시험비행조종사 자격을 획득한 뒤 중고도무인기 개발과 국산 경공격기 FA-50 공대지 무장확장, 전술용입문기 구매시험 등 다양한 시험평가를 수행했다.
그는 공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각각 2명씩 선발한 총 4명의 KF-X 시험비행조종사 초도요원으로 선발된데 이어 이번에 역사적인 KF-21 최초비행 조종사로 최종 발탁됐다.
말 그대로 아무도 타보지 않았고 안전조차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항공기에 탑승해야하는 시험비행조종사 선발요건은 간단치 않다.
우선 해당 교육과정을 수료한 조종사 가운데 총 비행시간과 시험평가 경력, 근무평정, 어학, 지휘추천 등을 고려해 선발된다.
특히 KF-21처럼 개발단계의 항공기를 시험평가할 수 있는 자격인 ‘X-1’ 취득이 기본이다.
시험비행조종사는 체력과 비행능력은 물론 이론까지 겸비해야하기 때문에 ‘파일럿계의 박사’로 불리기도 한다.
안 소령은 최초비행 전 지상시험기간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KF-X 시험비행조종사로 지원한 배경에 대해 “처음 개발 시험비행 분야에 지원할 때 전투기를 타면서 작전과 훈련도 중요하지만 공군 발전을 위해, 나아가 대한민국의 부국강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 고민의 해답이 개발시험을 통해 공군 전력발전과 국가안보에 기여하자는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KF-X가 세계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전투기로 개발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면서 “앞으로 몇 십년간 대한민국을 책임질 항공기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