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계파 아냐…민주당 가치만을 기준으로 판단”
“소통하는 리더십·당무경험에선 李 앞선다 생각”
팬덤정치 부작용에 대해선 “목소리 공간 열어줘야”
[헤럴드경제=배두헌·이세진 기자] “이재명 의원과 지지층이 겹친다고 하는데, 어떻게 페이스메이커가 가능하죠? 아닙니다. 당 대표가 되고 싶어서,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출마한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49·사진)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과 보조를 맞추는 페이스메이커가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을 단호히 부정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이 의원과 날선 경쟁을 펼치기보다는 협력하는 관계가 아니냐는 의심에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의원은 “2년 전 당대표에 출마했을 때부터 ‘민주당이 많은 의석을 얻은 것이 성공이자 위기다’라는 생각을 강조해 왔다. 이에 170석 가량의 의석을 갖고도 (선거에서) 잘 못했다면 다같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고, 특정인에게 책임론을 떠넘길 수 없다고 표현해 온 것 뿐”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앞서 대선과 지선에서 연패한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불붙었던 상황에서도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본인을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였고, 문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일조했다. 이후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경선 때부터 도왔다”며 “지금 민주당의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온 것이지 나는 특정 계파에 묶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과의 비교 우위로는 그가 추구하는 ‘서번트 리더십’, 즉 섬기고 봉사하는 리더십과 당무 경험에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이 해결을 원하는 의제 여러 가지를 동시에 균형잡아 지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를 잘 받쳐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당원과의 소 통 면에서는 이재명 의원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어 “수석최고위원을 하면서 작게나마 당무를 고민해 본 경험이 있고, 총선 결과 176석을 냈던 지도부에 있었다. 또 우리 당 핵심 지지층이 40~50대인데, 다섯살 딸을 둔 40대 아빠로서 당과 호흡할 수 있는 것이 상대적인 강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함께 ‘97(90년대 학번·70년대생)세대 후보’로 묶여있는 강병원·강훈식·박용진 등 후보들을 상대로는 “당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왔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통과에 앞장섰고, 차별금지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논란이 있지만) 당의 가치와 다름없는,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시작한 검찰개혁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당대표로 선출된다면 “평상시 일하는 정당”으로 민주당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정당은 선거때만 바쁜 정당들이다. 반대로 평소에 바쁜 정당이 낸 결과물을 가지고 선거를 치르는 게 맞다”며 “부지런히 일하는 당대표가 일하는 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큰 고민거리로 떠오른 ‘팬덤정치’ 부작용에는 “‘더 많은 민주주의’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처방했다. “현재는 당원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와 기회,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 당헌당규에는 당원에게 발안, 토론요청, 의원총회,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 소집 요구권한까지 있지만 이를 실질화시킬 수 있는 절차와 규정이 비어있는 상태”라며 “그러다보니 문자폭탄을 보내는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체 구조와 공간이 열리면 당원 목소리 자체가 많아질 것이고, 그렇다면 편향된 목소리의 비중은 작아질 것이다. 더 많은 민주주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박 의원은 앞선 최고위원 시절 ‘플랫폼 정당’이란 기치 하에 당원게시판, 전당원투표시스템 등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이 도입한 청원시스템에 물꼬를 틔운 일화도 소개했다. 대선 직후 2만 통 이상의 문자를 받은 박 의원은 의원실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모두에게 “직접 대화하고 싶다면 의사를 밝혀달라”는 답장을 보냈다. 회신을 한 사람은 22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을 초대해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 줌 온라인 회의를 통해 소통하면서 나온 아이디어가 청원시스템이고, 이를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강성 지지층과 대화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무시만 하려는 극단, 무조건 따르려는 양극단을 지양하고 대화를 통해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고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대항할 ‘강한 야당’의 핵심은 민생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 상황임에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정부가 하고싶은 것이 없고, 하려는 것이 없다라는 점을 국민이 알아차렸기 때문”이라며 “야당으로서 강력한 견제를 넘어서서, 원내 1당으로서 경제정책을 적극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소관 상임위인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차별금지법 반대 기조가 강력한 여당이 가져가는 상황을 우려하면서도, 설득을 통해 입법 허들을 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미 공청회를 한 차례 개최하며 국회법상 정해진 입법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발의 15년만이다. 한 번 절차가 시작된 만큼 정성을 기울여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차별행위에 형사처벌하는 조항이 없기에 (반대측 주장에서의) ‘처벌법’이 아니라는 점, 동성애를 촉진하는 법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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