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뿐 아니라 아빠도 ‘치파오’ 응원
올해 역대 최대인 1193만명 ‘가오카오’ 참여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의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7~8일 전국에서 시행됐다. 합격을 기원하기 위한 ‘치파오(旗袍) 응원족’이 올해 유난히 더 많아졌으며, 어머니 뿐만 아니라 아버지들까지 치파오 행렬에 가세했다고 신민완바오(新民晩報)가 10일 보도했다.
지난 7일 광둥성 광저우의 한 고사장 앞에서 자녀를 응원하러 온 학부형들 가운데는 치파오를 입은 사람들이 상당수 발견됐다. 이들은 한 손에는 바나나를 건 사탕수수 가지를 들고 다른 손에는 빨간색 족자를 들었다.
치파오는 청(淸)나라 만주족에서 기원한 중국 여성들의 전통복식이다. 치파오의 치(旗)가 한자 성어 ‘치카이더성(旗開得勝)’의 첫 글자와 같아 몇 년 전부터 치파오 응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치카이더성은 ‘군대가 깃발을 펼치자마자(싸움을 시작하자마자) 승리를 얻는다’는 뜻으로 시작부터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의미가 있다.
시험 첫날은 붉은색 치파오를 입는다. 좋은 출발을 한다는 ‘카이먼훙(開門紅)’의 ‘훙(紅)’에 착안한 것이다. 둘째 날은 녹색 치파오를 입어야 한다. 멈추지 않도록 녹색불만 켜지라는 ‘이루뤼덩(一路綠燈)’의 ‘뤼(綠)’에서 따왔다.
최근 사탕수수와 바나나까지 등장한 것은 바나나(샹자오·香焦)와 시탕수수(간저·甘蔗)의 발음이 ‘언젠가는 모든 일이 뜻대로 될 것’이라는 성어 ‘有朝一日萬事如意’ 속 발음과 비슷해서다.
올해는 치파오를 입은 아버지들까지 등장했다. 안후이성 푸양의 학부형 리모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응원을 못 오게 돼 아버지인 내가 치파오를 사서 입었다”면서 “아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체면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허난성에서도 남자 선생님이 치파오를 입고 제자들을 응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가오카오는 7∼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하이를 제외한 중국 전역에서 치러졌다. 상하이는 도시 봉쇄 여파로 한 달 연기됐다.
올해 가오카오에는 역대 최대인 1193만명이 응시했다. 응원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것도 응시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