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이 가속화되면서 소비자의 식품 구매에도 친환경적 요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가정 내 정크푸드의 소비만 줄여나가도 탄소배출량이 크게 감축된다는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과학저널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실린 미국 퍼듀대(Purdue University) 연구팀에 따르면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나 사탕, 과자 등 칼로리가 높으면서 영양가는 낮은 식품을 평소보다 줄인다면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제품 생산 및 서비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 2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크푸드를 덜 먹는다면 매일 먹는 식단을 변경하는 것보다 탄소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먹던 밥상을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하루에 과자 하나, 탄산음료 한 캔 등을 덜 먹는 일은 이보다 쉽고, 기후위기 대응 효과도 빠르다는 얘기다. 이는 미국 가정 내 5만7000여개의 식료품 구매 기록, 그리고 식품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집계한 결과다.
연구팀은 소비자들이 정크푸드가 남기는 탄소배출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뿐 아니라 지구환경을 위해서도 정크푸드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연구팀은 1~2가구로 구성된 가정에서 대량으로 식품을 자주 구입할 경우,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훨씬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적절하지 못한 구매량으로도 탄소발자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구매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소규모 가정의 경우 필요한 만큼 소량으로구입할 것”을 권했다.
연구팀의 언급처럼 소비자들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게적 대유행) 이후 재활용 실천, 음식물쓰레기 감축, 식단 조절 등 소비변화를 통해 통해 환경과 건강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 전처리 및 무균포장기술기업인 테트라팩의 ‘테트라팩 인덱스 2021(Tetra Pak Index 2021)’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9개국의 5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는 “환경보호와 관련해 먹고 마시는 제품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고 답했다.
정크푸드보다 더욱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커니(Kearney,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과자, 빵 등 스낵에서도 더 건강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정크푸드 품목도 더 건강한 요소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