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 올들어 최소

5개월 연속 감소세 이어져

11월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 상승률도 0%대로 하락

아파트 이어 빌라마저…‘불장’ 빌라도 열기 꺾였다 [부동산360]
서울 시내 빌라촌 일대의 모습.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다 보니 확실히 빌라 매수 문의도 줄었어요. 많이 오른 가격에 놀라기도 하고요. 여전히 관심을 두는 투자자나 실수요자가 있지만 선뜻 거래에 나서지는 않네요.”(서울 양천구 신월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올해 ‘불장’ 양상을 보였던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시장이 최근 주춤하는 분위기다.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매수세가 다소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개발 추진지역을 중심으로는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4118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4113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부터 급증한 빌라 거래량은 올해 초 5000건대를 기록하다가 5월에는 6011건까지 늘었으나 6월(5484건) 이후 소폭 줄어들기 시작해 10월까지 5개월 연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거래량도 이날 집계 기준 2858건으로 잠정 확인됐다. 아직 거래 신고기한이 남아 있으나 10월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빌라 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일종의 ‘풍선 효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몰렸으나 빌라까지 가격이 크게 뛰면서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빌라 가격 오름세는 대폭 줄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서울 연립주택 매매 가격은 0.35% 전달 대비 올랐다. 9월(1.42%)과 10월(1.43%) 1%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말 2%대까지 치솟았던 연립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6월(0.22%)을 제외하고 꾸준히 0%대 중후반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전반적인 주택시장이 위축된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의 돈줄 죄기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집값은 두 달째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거래절벽 현상은 심화됐고 가격 상승폭은 둔화됐다.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든 여파다.

이에 시장에선 빌라시장이 변곡점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빌라의 경우 통상 아파트보다 감가상각이 크고 선호도가 낮아 변동성에 취약한 편이라 조정기에 접어들 경우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반적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한 이후 후폭풍으로 빌라 매입이 이지는데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가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빌라시장은 아파트시장을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아파트시장 상황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파트에 대한 규제 흐름이 이어진다면 풍선 효과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주택 실수요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파트 대체재로 빌라를 선택하는 실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으로는 투자 수요도 꾸준히 몰리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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