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디어 인수 …스카이라이프→KT로 돌연 변경 왜? [IT선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KT가 자회사 스카이라이프가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미디어’를 직접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인수 주체를 스카이라이프에서 KT로 변경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현대백화점 그룹 측에 의견 문의 등 관련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7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현대미디어 인수 주체 변경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스카이라이프는 4911억원에 현대HCN을 인수하면서 290억원을 추가로 들여 현대HCN의 자회사인 현대미디어까지 인수키로 한 상태다. 현재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심사 중이다. 이번 인수 주체 변경은 이 중 현대미디어를 스카이라이프가 아닌, KT가 직접 인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미디어·콘텐츠 관련 생태계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현대미디어 직접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올해 1월 출범한 KT스튜디오지니는 KT 미디어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결해 지식재산권(IP), 제작, 투자 등을 아우르는 미디어 종합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까지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1000개 원천 IP와 대작 드라마 100편을 만들 계획이다.

애초 KT는 스카이라이프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스카이라이프 노조 측의 반대로 현대미디어 인수로 방향을 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0일 KT스튜디오지니는 KMH가 보유한 스카이라이프TV 지분 7.42%, 300만주를 인수했다.

스카이라이프 노조 측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애초 현대HCN 인수를 추진할 때 스카이라이프TV와 현대미디어를 합병,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는데 (인수 주체 변경은) 그 취지에 맞지 않다”며 “경영진이 임직원 대상으로 설명회에서 약속했던 현대미디어 인수 관련, 기존 계획안을 차질 없이 시행하도록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지배주주 KT에 의한 일방적 지배구조 변경이 발생할 경우 노동조합은 우리사주조합과 함께 당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주주가치 훼손에 따른 배임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KT에 의한 경영 간섭 행위 역시 공정위에 고발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21일까지 경영권 포기(인수 주체 변경 등)가 회사 발전, 주주이익 향상에 부합한다는 증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KT 측은 “현대미디어 인수 주체 변경과 관련해 여러 협의가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