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우와 예비OO 님, 별풍선 22만개~ 오늘도 감사합니다!”
BJ에게 가장 많은 별풍선을 쏜 사람을 일컫는 ‘회장’. 그런 ‘회장’들 중에서도 모든 BJ들이 깍듯이 모시는 진짜 ‘큰 손’이 있다. 바로 닉네임 ‘예비OO’라는 시청자다. 그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두달 동안 13억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뿌렸다.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이다.
그러나 현재 아프리카TV 운영정책에 따르면 한 아이디 당 별풍선 충전은 1일 최대 100만원으로 한정돼있다. 그렇다면 소위 ‘큰손’들은 어떻게 한번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뿌리는 것일까. 바로 대리결제 쇼핑몰을 통해 우회한 편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방송 사업자들 간의 규제가 무용지물이란 지적이 나온다.
별풍선 통계 사이트 풍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가장 많은 별풍선을 뿌린 시청자는 닉네임 ‘예비OO’로 지난 15일까지 202만 8000여개의 별풍선을 선물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2억 280만원 상당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12월 두달 동안 악 13억원 어치의 별풍선을 뿌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019년엔 BJ핵찌에게 한번에 약 1억 2000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선물했다. BJ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큰손’이다. 인기 BJ들은 그의 별풍선을 얻기 위해 섹시 대결을 펼치는 등 과감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충전 한도는 1일 100만원 이하로 한정된다. 그럼에도 그가 하루에 수천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선물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대리결제 쇼핑몰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대리결제 쇼핑몰은 아프리카TV 별풍선, 팝콘TV 팝콘, 구글 기프트카드, 넥슨캐시, 상품권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인터넷방송 사업자가 아닌 통신판매 사업자이기 때문에 1일 충전 및 결제한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실제로 한 대리결제 쇼핑몰에서는 ‘한도없는 무제한 별풍선’이라며 한번에 최대 3300만원까지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해당 상품 설명으로 “하루 100만원이상 한도가 걸리시는 분, 결제내역이 남기 싫으신 분, 충전과정이 번거로운 분에게 추천드린다”며 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방송통신위원회와 아프리카TV, 팝콘TV, 구글(유튜브) 등은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를 구성해 유료 아이템 결제 한도를 1일 100만원으로 제한하는 자율규제 방안을 정했다.
그러나 법적 사각지대인 대리결제 쇼핑몰을 통해 하루 100만원 한도와 관계없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사실상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편법이 존재, 자율규제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BJ핵찌에게 1억2000만원 상당을 선물했을 때 닉네임 '예비OO'은 대리결제 쇼핑몰을 통해 합법적으로 별풍선을 구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대리결제 사이트는 인터넷방송 사업자가 아닌 통신판매업체로, 전자상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 통신판매 신고업자의 금지 행위 등 위법사항에 대한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