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하천개발 연구용역 이달 중 나와
유수지 안전성 문제 해소할 경우 개발 장점 많아
시장에선 잠실·탄천 유수지, 고덕 차량기지 등 언급
전문가 “단기 계획 부작용 커…중장기적 공급 필요”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해 숨어 있는 유휴부지 발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서울의 잠실·탄천 유수지와 고덕 차량기지 등 철도 유휴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달 중 나올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연구용역을 통해 악취·홍수 등 유수지의 안전성 의문을 해소할 경우 지난해 ‘8·4 공급대책’에서 제외된 잠실·탄천 유수지가 이번 정부의 공급 대책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수지와 철도 부지 등은 용도 변경 등 행정 절차로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부지 규모가 크고 도심권과 가까워 연계 개발도 가능하다.
14일 SH공사 등에 따르면 유수지 등 하천변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이달 중으로 나온다.
SH공사는 지난해 6월 ‘하천 주변 유휴지역을 활용한 주택건설 개발가능성 검토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하천 주변 유휴지역은 과거 하천이었던 부지와 그 인근 지역을 포괄한다. 용역 결과, 주택 건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서울 내 하천변 유휴부지에 적용이 가능해진다.
홍수 때 저지대로 넘치는 물을 잠시 저장하는 곳인 유수지는 주택 단지를 짓기 위해 지대를 높여야 하는 등 안전성과 사업비 문제가 주요 검토 대상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부지확보 여건의 필요성과 한강자원 활용성 제고, 하천범람 방지 등 3가지 측면에서 하천 주변 주택건설 개발 연구용역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 유수지’와 가락동 ‘탄천 유수지’는 강남권 한강변으로 입지가 우수해 서울 도심의 주택공급지로 계속 거론돼 왔다. 이곳은 2013년 행복주택 시범사업지구로 지정돼 3400가구를 짓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지난해 정부의 8·4 공급대책을 앞두고 신규 택지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제외됐다. 지난해 9월에는 SH공사가 잠실·탄천 등 유수지 6곳(7620가구), 고덕·신내·천왕 등 철도차량기지 3곳(4980가구) 등에 공공주택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유수지는 현재 빈 땅으로 방치되거나 주차장과 체육시설 등으로 쓰이면서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시도 도심 내 여러 곳의 유휴 철도부지의 활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잠실·탄천 등 유수지와 고덕 차량기지의 용적률을 높여 고밀 개발하면 강남권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주택 공급 방안으로 서울 역세권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공공택지와 신규택지 지정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도심 내 대규모 유휴부지 등에 대해 중장기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주택을 빨리 만들겠다고 접근하면 무리수를 두게 돼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사람들이 원하는 곳, 특히 서울 도심 근처에 주택 공급이 늘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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