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4일 서울고법서 124주구 조합 측 손 들어줘
재초환 위험성 사라지자 곧바로 호가에 5억원씩 반영돼
다시 강남의 시간…압구정·반포 재건축아파트 불장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아파트 한 채 가격이 50억원인 시대가 다가왔다.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42평형(전용 107㎡) 매물이 최근 호가 50억원에 나왔는데 서너명의 투자자가 매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후문이다.
5일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는 107㎡ 매물이 50억원에 나와있었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의 직전 최고가는 45억5000만원(1층)이다. 15억원 이상 아파트라 대출이 안 돼 현금으로만 사야함에도 서너 명의 매수희망자가 나왔다. 현재는 매도인이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로, 새로운 가격에 다시 내놓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이미 50억원에도 매수 희망자가 여러명이었기에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85㎡ 매물도 직전 신고가는 39억원이었는데 최근 호가는 43억원에 형성돼있다.
인근 A공인 대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걸리느냐 마느냐가 이 단지의 최대 약점이었는데 2심 결과에 따라 벗어났다”며 “조합원이 부담할 뻔 했던 5억원 만큼 저평가 돼있었는데 그게 회복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1·2·4주구 조합은 2017년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뒤 구청에 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까지 피했지만, 42평형 소유자 중 일부가 분양신청선택권을 침해당했다며 2018년 소송을 냈다. 2019년 1심은 관리처분계획 전체를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단해 사업이 올스톱된 상태였다. 하지만 12월24일 서울고법은 2심에서 조합원 12명에 대해서만 평수 배정을 다시 하고, 나머지는 기존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사업을 진행해도 무방하다고 결론냈다. 업계에선 늦어도 올해 하반기엔 이주 및 철거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게다가 지난 두 달여간 압구정 재건축 단지가 값이 크게 올라, 여기에 몰리던 투자수요가 이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반포로 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구정동 한양8차아파트205㎡는 지난달 17일 54억원(15층)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가는 48억5000만원이었는데 5억5000만원이 올랐다. 재건축 조합설립 직전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올해 들어 지난해 신고가보다도 호가가 5억원씩 오른 상태다.
그러던 중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사업을 재개하게 됐다.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50억원을 현금으로 낼 수 있는 자산가들은 압구정, 반포 딱 이 두 군데를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강남 집값이 10% 정도밖에 뛰지 않아 지방의 오름세에 비해 강남이 저렴한 것은 사실”이라며 “똘똘한 한 채를 남기려는 니즈와 겹쳐 앞으로도 강남 재건축 단지는 계속 인기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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