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신규 확진자 500명대…확산 비상
“느슨해진 경각심,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화 불러”
“거리두기 상향 등 강력한 메시지 필요”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연일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는 500명을 넘어 600명을 육박하고 있다. 급기야 다음 달 초까지 하루 400~6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경각심이 느슨해진 만큼 더 이상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는 요청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조언한다. 보다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틀 연속 500명대…12월 초까지 확산세 지속=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6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583명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졌지만 이틀 연속 500명 후반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달 들어 아슬아슬하게 300명대를 유지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200명이 넘게 늘어나면서 500명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신규 확진자 500명대 기록은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여파로 발생한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3월 6일(518명) 이후 처음이며 수치 자체로는 3월 3일(600명) 이후 268일 만의 최다 기록이다.
이 같은 확산세는 군부대, 학교, 학원, 종교시설, 사우나, 각종 소모임 등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집단발병의 여파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에 새로운 집단감염까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전날까지 파악된 주요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 댄스교습 학원과 관련해 수강생과 학원 종사자, 그 가족과 동료 등 총 6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도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는 25∼26일 이틀간 68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서울 마포구 소재 홍대새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도 119명으로 불어났다. 이 밖에 서울 노원구청에서도 최근 강원도 평창으로 워크숍을 다녀온 직원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서초구 사우나 2번 사례에서도 지금까지 총 4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더욱이 지금은 방역당국의 확진자 추적 및 차단 속도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형국이어서 당분간 신규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대본은 “지금과 같은 환자 발생 규모는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학적 예측 결과 12월 초까지는 아마 400~6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젊은층 감염 주도…“느슨해진 경각심, 정부의 안일한 대처 때문”=특히 최근 확산세는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과 활동량이 많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기준 지역발생 확진자 553명 중 402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젊은층 환자도 최근 한 달 새 2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국민들의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경각심도 많이 느슨해진 것도 문제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처도 큰 화를 불러 왔다”며 “‘젊은 사람은 걸려도 죽지 않는다, 괜찮다’라는 얘기가 나오다보니 젊은층은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일상활동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수도권은 거리두기 2단계, 광주는 1.5단계가 적용 중이다. 방역당국도 관련 대책을 준비 중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대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이번 3차 유행 규모가 앞선 1∼2차 유행을 능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 583명이 정점일지 아닐지 알 수 없다”면서 “지금의 코로나19 유행은 이전과 달리 계절적으로도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환경이다. 방역 대응 및 통제가 어렵다면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들의 협조,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 필요”=이렇게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방역대책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다 강력한 메시지로 국민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확진자 수가 조금 줄었다고 소비 쿠폰을 발행하거나,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할 때 오히려 내리는 등 정부가 상황 진단에 있어 헛다리를 짚은 측면이 있다”며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지만 거리두기 격상 등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사망자 증가, 병상 부족 등 파국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3차 유행이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 때보다 확산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칫 1차 유행보다도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문제는 사람들이 얼마나 빠르게 사회적 접촉을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방역당국이 할 수 있는 것은 검사 범위를 넓히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