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나온지 2년이 다 돼가는 중고폰이 65만원? 알고보니 시세보다 훨씬 비싸잖아?”
당근마켓에서 거래되는 일부 제품이 시중 중고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서 최고 35만원에 거래되는 스마트폰을 65만원에 올려놓은 이용자도 있다. 부적절한 게시물 등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필터링되고 있지만, 터무니 없는 가격은 해결하기 어려워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1일 당근마켓에는 ‘갤럭시S10e 자급제폰 미개봉’ 상품을 판매한단 글이 올라왔다. 가격은 65만원이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듯 보이지만 실제론 중고 시세의 2배에 달하는 값이다.
지난해 2월에 출시된 갤럭시S10e의 출고가는 89만 9800원이다. 12일 기준 중고품 시세는 최저 26만원에서 최고 35만원 수준이다. 당근마켓에 올라온 제품이 미개봉 상태임을 감안하더라도, 65만원이란 가격은 지나치게 높다. 심지어 현재 KT의 갤럭시S10e 공시지원금은 70만원에 달한다. 당근마켓의 중고가가 새 제품보다도 비싼 것이다.
시세보다 20만원 가량 비싼 갤럭시S10(LTE) 모델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갤럭시S10 512GB 제품이 68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현재 같은 제품의 중고가는 37만~42만원 수준이다.
이외에도 갤럭시S10 5G, 갤럭시노트8, 아이폰XS 등 일부 스마트폰이 최소 3만~1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전자기기 뿐만이 아니다. 일부 당근마켓 게시글의 ‘이상한’ 시세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지적돼왔다. 지난해는 시중에서 최대 2000~3000원에 거래되는 1981년도 1000원짜리 기념동전이 1만5000원에 올라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근마켓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부적절한 게시물을 필터링하고 있다. 중고품을 저렴하게 산 후 비싸게 되파는 행위에 대해서도 신고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물건을 올려놓은 일부 이용자들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마스크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품목 등은 임시방편으로 상한가를 정하는 방식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중고 물품 시세는 시장 수요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판매 가격에 개입하기는 어렵다”며 “시장가보다 지나치게 비싼 물품의 경우 시장 논리에 따라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