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20% 싸게 샀을 뿐인데, ‘짝퉁’ 에어팟이라고?”
11번가, 위메프 등 유명 오픈 마켓에서 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 ‘짝퉁’ 구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외관과 성능은 물론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품 등록이 가능하도록 제품 일련 번호까지 위조했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수의 판매자가 자유롭게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의 특성상, 사전 검증도 쉽지 않다.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 지고 있다.
‘에어팟 프로’의 공식 판매가는 32만 9000원. 일부 가품 판매업자들은 ‘해외 직구’, ‘병행 수입’ 제품이라고 소개하며 20만원 대에 판매했다. “애플로부터 인증받은 공인 리셀러는 아니지만, 유통 과정을 줄여 20~30% 가량 저렴해진다”며 소비자들을 현혹했다.
e커머스 업체 11번가는 지난 달 판매된 일부 ‘에어팟 프로’ 제품에 대한 환불 조치를 진행 중이다. 판매자의 에어팟 프로 판매 제품이 감정 결과 ‘가품’으로 확인됐기 때문. 11번가측은 “100여 명이 넘는 구매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안내한 뒤 환불 처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위메프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다. 에어팟 프로 ‘해외 직구’ 제품으로 소개돼 37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매했으나, 표시된 제품의 일련 번호가 ‘GWKZVPPGLKKT’로 동일했다. 진짜 제품은 각 제품마다 일련번호가 다르다. 가짜 제품인 셈이다.
위메프측은 “해당 판매자로부터 구매한 소비자가 요청하면 즉각 환불을 해주고 있다”며 “위메프의 ‘위조품 200% 보상제’로 결제 금액 이상을 보상 받기 위해서는, 공식 AS센터 검수 결과 등 가품 여부 확인을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법도 점점 교묘해 지고 있다. 입점 초기에는 진품을 팔다가 나중에 가품으로 바꾸는 등의 방식을 통해 오픈 마켓의 검증 시스템을 피해가고 있다. 가품과 진품을 섞어서 팔기도 한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닥터 드레, 뱅앤올룹슨 등 유명 이어폰, 헤드셋 제품군의 ‘짝퉁’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에어팟 또한 기존 무선이어폰에 블루투스와 노이즈 캔슬링 기능 정도만 추가된 수준으로 가품 제작이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