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직장인 A씨는 코로나19 이후 생겨난 습관이 있다. 바로 야식을 배달해 먹는 것. 야외활동을 자제하기 시작한 후부터 생긴 습관이다. 몇달새 A씨의 체중은 10kg 이상 증가했다. 야식을 끊어보려 했지만, 한번 길들여진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야식중독'에 걸렸다.
배달앱이 활성화되면서 야식 배달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식을 먹기가 너무 편해졌기 때문이다. 배달앱을 통하면 배달이 안되는 음식이 드물 정도다. 배달앱의 발달로 인한 지나친 야식 습관이 결국 고도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해외에선 배달앱을 통해 5년동안 야식을 먹은 사람이 체중이 무려 317kg까지 늘어난 사례가 있다.
23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심야시간대(오후 9시~오전 6시) 야식 배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나 증가했다. 야식으로 배달해 먹는 음식은 주로 치킨, 닭발, 족발, 피자와 같은 고지방, 고나트륨 식품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배달 수요 증가는 비만 및 위식도 역류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비만 인구는 2016년 34.8%에서 올해 3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영국의 한 남성이 지난 5년간 집에서 배달음식만 먹어 몸무게가 317kg으로 증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영국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으로 기록을 세웠다. 그는 2014년 배달앱 '저스트잇'(JustEat)에 가입한 후 체중이 급격히 늘었다. 그는 "비만이 된 것에는 나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만약 배달앱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뚱뚱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대면 시대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집에서 배달음식 위주의 고지방식, 야식 후 바로 눕는 습관 등이 소화기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