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정부의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감사위원 분리선임 이슈로 내년 주총이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투기 자본의 감사위원회 장악으로 기업들이 경영권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란 지적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이 규제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가 없는 규제로 과도한 경영권 간섭이라는 입장이다. 개정 상법에 따르면 앞으로 주주총회에서는 감사위원 1명 이상을 이사와 분리해 선출해야 한다. 기존 ‘3% 대주주 의결권 제한’에 이은 이중규제다.
부작용도 상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정상적인 이사회 활동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감사위원은 사내이사도 겸하는 만큼, 통상 만장일치 구조로 운영되는 이사회 활동에 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규제는 해외의 기업 지배구조의 흐름에도 역행한다. 미국은 원칙적으로 회사 내부기관으로 감사기관을 설치하지 않는다. 이사회 중심으로 감사를 수행한다. 또 한국과 달리 각 기업들이 정관 등을 통해 자신들에게 적합한 지배 구조를 선택하도록 했다.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장려한다는 취지다.
일본도 2005년 이후 각 기업의 지배구조 선택의 자유를 대폭 확대했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감사방식을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개정안 통과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들이 직접적인 공격의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개정안에 따라 대규모 상장회사에게 3%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면, 수십조원에 달하는 주식이 감사위원 선임시 의결권이 박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된 대규모 상장 자회사의 평균 지분율이 37.7%, 상장 손자회사가 41.8%에 달한다. 이 상황에서 3% 룰이 적용되면 투기 자본이 지주회사의 상장 (손)자회사를 공격하는 것이 훨씬 더 용이해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로 인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선임을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입법례는 전무하다”라며 “해외 투기자본의 이사회 사외이사 진입을 통한 경영권 위협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