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혜림·박지영 기자] ‘갤럭시, 진짜 사라질까?’
갤럭시노트20이 역대급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이번이 마지막 노트가 될수 있다”는 설(說)이 사라지지 않고,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 심지어 갤럭시 브랜드 자체도 바뀔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피처폰이 스마트폰으로 대격변을 겪은 것처럼 폴더블폰(접는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시장의 또 다른 격변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갤럭시는 30~40대 아저씨들이 선호하는 이른바 ‘아재’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도 브랜드 대수술의 주 이유로 꼽힌다.
▶애플 아이폰 키즈 타깃…갤럭시는 ‘아재’ 이미지
얼마전 개최한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의 혁신 키워드는 한마디로 ‘영’이다. 애플 아이폰에 익숙한 MZ 세대(밀레니얼 세대 및 Z세대 통칭), 즉 2030에 새로운 10년의 승부수를 던졌다. 그래서 무엇보다 제품간 연결성에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갤럭시탭S7 ▷갤럭시워치3 ▷갤럭시 버즈 라이브 등 다양한 갤럭시 기기간 긴밀한 연결을 적극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연령대가 바로 아이폰에 익숙한 MZ 세대다.
하지만 갤럭시의 주 고객층은 여전히 ‘아재’(아저씨). 브랜드 이미지가 30~40대들이 선호하는 폰으로 굳혀졌다. 애플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MZ 세대를 겨냥하기 위해서는 10여년간 이어온 브랜드의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0를 비롯해 신제품 5종 모두 디자인에서 기능에 이르기까지 MZ세대에 초점을 맞췄지만, 갤럭시는 중년층이 선호하는 폰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면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간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수술을 고민할수 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화면의 폴더블 대중화 시대 …갤노트 정체성 애매
폴더블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화면의 갤럭시노트의 정체성도 애매해 졌다. 실제로 최근 언팩에서도 노트20보다 더 큰 주목을 끌었던 제품이 ‘갤럭시Z폴드2’였다. 더 큰 화면의 폴더블폰이 나오면서 노트 시리즈의 강점이였던 ‘대화면’도 차별성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에도 S펜(스타일러스펜)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S펜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상징이다. 화면이 클수록 S펜의 활용도는 커진다.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의 통합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폴더블폰이 대중화 되면 S와 노트 시리즈를 통합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이원화하는 전략이 더 효율적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폴더블폰에 S펜이 탑재될 경우, 노트 시리즈의 미출시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전세계 주요 스마폰업체들이 폴더블 신제품을 대거 쏟아내면서, 폴더블 대중화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설은 설(說)일 뿐?…“갤럭시 충성고객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브랜드 퇴장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1위라는 갤럭시의 브랜드 인지도가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갤럭시의 시작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명 ‘구글폰’으로 불렸던 삼성전자의 첫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기반 스마트폰은 프랑스에서 처음 갤럭시란 이름으로 판매됐다. 이후 삼성전자가 윈도모바일 스마트폰은 ‘옴니아’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갤럭시’로, 자체 개발 OS인 ‘바다’가 실리는 스마트폰은 ‘웨이브’로 각각 명명했다. 그러다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갤럭시로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안드로이드폰의 미래지향적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갤럭시는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일조했다. 지난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넘어선 611억달러(약72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갤럭시 출시 전인 2009년 175억달러에 불과했지만 갤럭시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며 급상승했다.
뛰어난 기술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브랜드 충성 고객이 적지 않다는 것도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의 첫날 개통량이 25만8000여대로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중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기존 첫날 역대 최다 개통 기록은 2017년 ‘갤럭시 S8’(25만대)였다. 전작인 갤럭시노트10보다도 10%가량 높다.
갤럭시 노트20이 지난 2월 출시됐던 ‘갤럭시S20’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수요, ‘짠물 보조금’에도 흥행 청신호가 켜지면서 역대급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갤럭시노트20의 공식 출시는 이달 2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