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사 유세서 음악 2곡 무단으로 틀어

2016년에도 대변인 통해 트럼프 캠프 비판

“내 음악 사용 말라”…트럼프 캠프에 고소장 날린 닐 영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포크록의 거장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닐 영이 자신의 음악을 불법 사용한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를 고소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닐 영은 저작권 침해와 관련 뉴욕 연방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원고의 음악이 무지와 증오라는 비미국적인 캠페인을 위한 테마송으로 쓰이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고소장은 미국 시민들이 자신이 선택한 후보를 자유롭게 지지할 수 있는 권리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자신의 대표곡인 ‘록킹 인더 프리 월드(Rockin’ in the Free World)’와 ‘데블스 사이드워크(Devil’s Sidewalk)’가 무단으로 연주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닐 영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자신의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한 트럼프 캠프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닐 영의 대변인은 닐 영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버니 샌더스의 오랜 지지자이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음악을 사용해도 된다고 허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고소에 앞서도 닐 영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대통령 연설 이후 로킹 인더 프리월드가 나온다면 그것은 그의 테마곡처럼 들릴 것”이라면서 “나는 그걸 위해 곡을 쓴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원곡자의 허락없이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최근 음악계의 거센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달 말 예술가권리동맹(ARA)은 미 공화당과 민주당에 공개서한을 보내고, 유세와 정치행사에 노래를 쓰기 전에 가수와 작사가에게 허락을 구할 것을 촉구했다. 이 서한에는 록그룹 롤링스톤스의 리더 믹 재거와 로드, 시아, 블론디 등 가수 50명이 동참했다.

당시 ARA는 “원치않는 방식으로 정치에 끌어들여짐으로써 가수의 개인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팬들을 실망시키고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