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청장이 말하는 국산무기 현주소

1000억 들인 파워팩 검사 통과 못해

3차 양산사업 파워팩 적용 최종기회

전투기·호위함 등 육해공 수출 눈앞

KFX 완성되면 군사강국으로 ‘우뚝’

“K2전차 핵심장비 파워팩 국산화하면 수출길 활짝”
현대로템 ‘K2 흑표전차’
“K2전차 핵심장비 파워팩 국산화하면 수출길 활짝”
한화디펜스 장갑차 ‘레드백’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국산 K2전차의 핵심장비인 파워팩(엔진+변속기) 국산화에 성공하면 수출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방사청장은 “만약 K2전차 국산 파워팩이 내구도 검사에 통과하면 K2전차를 사용하는 우리 군은 후속 군수지원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며 “또한 수입산 파워팩이 장착된 K2전차가 수출 승인 문제를 겪고 있는데, 앞으로 국산 파워팩이 적용되면 그 문제도 해결돼 중동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K2전차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왕 청장은 “K2전차용 1500마력 국산 파워팩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00억원이 넘는 개발비용을 들여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산 파워팩을 개발해놓고도 적용하지 못한 것은 국산 변속기가 320시간 내구도 시험 중 237시간에 멈춰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예정된 K2전차 3차 양산사업은 국산 파워팩을 적용할 마지막 기회”라며 “이를 위해 다시 한 번 내구도 시험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규정이 모호해 개발업체와 검사기관(국방기술품질원) 간에 갈등이 계속돼 검사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방사청은 이번에 국산 변속기의 국방규격을 개정해 국산 파워팩의 검사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한국은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명품 무기’로 불리는 국산 K9 자주포로 유수의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터키(280대), 폴란드(차체 120대), 핀란드(28대), 인도(100대), 노르웨이(24대), 에스토니아(12대) 등에 총 600여대를 수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9월 5조원 규모의 호주 육군 ‘궤도형 장갑차 사업’에서 국산 K21장갑차를 발전시킨 ‘레드백’을 출품, 독일 라인멘탈디펜스사의 ‘링스’ KF41 장갑차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라 올해 말부터 2022년까지 최종 승부를 벌인다. 이 사업을 따내면 50조원 규모의 미군 장갑차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K2전차도 수출 대열에 합류하면 한국은 현대 육군의 주력 무기를 모두 수출하는 국가가 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지난 2003년 자체 제작한 고등훈련기 T-50의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면서 세계 12번째 초음속기 개발국 대열에도 합류했다. 현재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일정대로라면 2026년 이후에는 전투기 수출국으로 올라서게 된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에 1조원 규모의 잠수함을 수출하기로 했고, 지난 5월에는 필리핀에 최신예 호위함 ‘호세 리잘함’과 운영 소프트웨어인 ‘전투체계’를 동시에 수출해 육·해·공 모든 분야에서 공히 첨단 무기 수출국 위상을 확고히 한 상태다. 여기에 KFX가 완성될 경우, 세계가 공인하는 군사 강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왕 청장은 “KFX는 내년 출고를 목표로 시제기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이달 AESA 레이더 출고식에 이어 내년 KFX 시제기가 출고되면 2022년 첫 비행을 시작으로 2026년 개발을 완료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