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규 “신종상품에 대비를”

고동원 “분조위 독립기구로”

최승훈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성구 “경쟁력 강화기회로”

금융소비자보호 시대를 주제로 한 ‘헤럴드금융포럼 2020’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최승훈 광장 변호사가 세션2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
금융소비자보호 시대를 주제로 한 ‘헤럴드금융포럼 2020’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최승훈 광장 변호사가 세션2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이승환·문재연 기자] 내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상품의 규제 공백과 금융회사와 소비자간 분쟁 급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판매제한명령과 징벌적 과징금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균형 있게 정립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헤럴드금융포럼2020’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금융위원회가 마련 중인 금소법 시행령과 관련해 다양한 제언을 쏟아냈다. 금융위는 내년 1월 중으로 시행령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종 상품들 사각지대 우려=우선 금소법 시행 이후 새롭게 등장할 금융상품이 자칫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됐다. 금소법상 규제 대상 상품을 예금성 · 투자성 · 보장성 · 대출성 등으로 유형화해 재분류 했고, 금융위는 이를 토대로 시행령에 금소법 적용 상품을 예시적으로 열거할 예정이다.

파생상품, 핀테크 금융상품 등 다양한 금융공학기법과 새로운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시킨 신종 금융상품들을 금소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병규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소법이 적용될 상품의 범위를 예시적으로 열거할 시행령에 신종 금융상품의 규제 공백이 없도록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의 경우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등과 같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분쟁급증 대비를=금소법이 시행되면 금융상품 판매기관과 금융 소비자 사이의 분쟁 발생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위법계약해지권이 도입되면서 위법계약의 해지 사유를 놓고 양자 간 분쟁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금융분쟁조정 제도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동원 성균관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분쟁조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각 금융기관별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법계약해지 심의위원회를 둬 위법계약 해당 여부를 미리 결정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고 교수는 금융분쟁조정기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기 위해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호주의 경우 금융감독기관 산하에 독립적인 금융분쟁조정기구(FOSL)를 설치해 분쟁조정 절차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분쟁조정기구는 금감원이 수행해 공정성과 독립성 그리고 전문성 면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고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금감원 부원장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보호 시대를 주제로 한 ‘헤럴드금융포럼 2020’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정성구 김앤장 변호사가 세션2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
금융소비자보호 시대를 주제로 한 ‘헤럴드금융포럼 2020’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정성구 김앤장 변호사가 세션2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

▶제재 기준 명확히=전문가들은 금소법 시행으로 금융시장에 가장 큰 파장을 일을 킬 제도로 판매제한명령과 징벌적 과징금 등을 꼽는다. 두 제도의 도입으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시행령을 통해 판매제한명령 발동 사유와 징벌적 과징금 산정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광장 최승훈 변호사는 “새롭게 도입되는 사전적, 사후적 장치인 판매제한명령과 징벌적 과징금은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 제도”라며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해외 입법사례 등을 충분히 검토해 최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소법 시행은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눈길을 끌었다. 금융소비자 권익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법 준수로 인해 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경각심이 높아진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세계적인 규제 흐름에 선제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성구 김앤장 변호사는 “금소법은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 사이의 신뢰가 더욱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규제가 강화된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