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후 최악 침체 기록 전망
신흥국 60년來 첫 마이너스성장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급격히 낮춰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제활동을 ‘올스톱’ 시킨 여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라고 분석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60년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걸로 보인다고 했다.
WB는 8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2020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세계 183개국을 조사한 결과다. 1월에 내놓은 전망치(2.5%)보다 무려 7.7%포인트 낮췄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예상한 것보다 더 나쁘다. WB는 내년 성장률은 4.2%로 봤다.
올해 경기침체는 1914년과 대공황(1930~1932년), 2차 대전 직후(1945~1946년)에 이어 네번째로 극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공황 때 전 세계 성장률은 -14.5%, 2차 대전 직후엔 -13.8%였다. 1인당 생산은 90% 이상의 국가에서 감소할 걸로 예측했다. 1870년 이후 가장 많은 국가가 타격을 입는 것이다.
아이한 코세 WB 전망 담당 국장은 “이번 전망이 가장 빠르고 가파른 낙폭을 기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경제는 -7.0% 성장률을 기록한다고 예상했다. 신흥국과 개도국 전망치는 -2.5%다. WB는 자료 분석을 시작한 1960년 이후 신흥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권역별로는 중국과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0.5%)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걸로 추정했다.
국가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은 -6.1%, 유로존 -9.1%, 일본 -6.1%다. 중국은 1.0%, 러시아 -6.0%, 브라질 -8.0%, 인도 -3.0%로 예상됐다. 중국의 예상치는 1976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한국 전망치는 따로 적시하지 않았다.
미국·유로존·중국 성장률이 동시에 1% 하락하면 이로 인한 다른 신흥국과 개도국의 성장률 하락폭은 1.3%포인트로 추정했다.
WB의 이번 전망은 선진국에서 올해 중반까지 각종 봉쇄조처 등 코로나19 확산 억제책이 사라지고, 금융시장 혼란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해 도출한 결과다.
WB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예상보다 오래가면 성장률을 -8.0%로, 단기간에 발병 억제책을 완화하면 -4.0%로 각각 가늠한 예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WB부총재는 “세계에 장기간 상처를 남길 위기로 인해 심각한 전망이 나왔다”며 “전염병 대유행만으로 촉발된 첫 경기침체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