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 전세계 증시 강타
시총 상위 금융주 10위밖 후퇴
아마존 3위·알리바바 5위 도약
반도체 기업 도큐먼트시큐리티
주가 2665%·줌비디오 200%↑
대형 IT 중심 주도주 매력 부각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불면서 해외 증시에서도 언택트 관련주가 날개를 달고 있다. 소프트웨어, 반도체, 결제 등 언택트주들은 연초 이후 수백, 수천 퍼센트까지 주가가 뛰어오르며 증시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전문가들은 언택트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 쇼핑 전성시대…‘알리바바·아마존’ 부상=코로나19 사태는 뉴욕증시의 시가총액 순위를 바꿔놨다. 시총 상위를 차지했던 금융주들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온라인쇼핑, 반도체 기업 등이 자리를 뺏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기업인 ‘알리바바홀딩스’다. 블룸버그,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해 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시총 100위권 밖이었으나 6월 1일(현지시간) 현재 5위로 올라섰다. 알리바바의 시총은 5541억7050만3000달러(약 680조5214억원)로 구글의 모기업 주식인 알파벳 C(4813억2348만달러)와 알파벳 A(4305억3274만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기업인 미국 ‘아마존’은 지난해 말 5위에서 이달 3위로 시총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아마존의 시총은 1조3864억8033만5000달러(약 1702조5979억원)로 2019년 말보다 34.53% 늘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브로드컴은 같은 기간 시총이 238.71% 증가하며 52위에서 8위로 도약했다.
온라인 쇼핑 채널을 확대하고 있는 월마트도 11위에서 10위로 진입했다.
반면 7위 자리를 지키던 버크셔해서웨이는 20위로 추락했다. JP모건체이스도 8위에서 12위로 주저앉았다. 비자는 시총이 늘었지만 다른 기업들의 약진으로 10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묻고 더블로 간’ 언택트주=올해 들어 언택트주들의 주가 상승률은 가히 놀라웠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언택트주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가팔랐던 종목은 문서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도큐먼트시큐리티시스템’으로, 지난해말 0.30달러이던 주가가 이달 들어 8.33달러로 2665.6%나 뛰어올랐다.
화상회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은 최근 가장 뜨거운 종목이다. 1일 신고가를 경신한 줌비디오는 68.04달러에서 204.15달러로 몸값이 세 배가 됐다.
원격 진료 서비스 기업 ‘텔라닥헬스’도 107.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밖에 ▷엔비디아(49.7%) ▷페이팔(42.9%) ▷넷플릭스(31.6%) ▷액티비전블리자드(22.8%) ▷어도비시스템즈(18.2%) ▷마이크로소프트(15.9%)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홍콩 증시에서도 언택트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온라인 의약품 판매 기업 ‘알리건강’과 온라인 의료 서비스 제공 기업 ‘핑안헬스케어’는 각각 115.8%, 85.9%씩 주가가 뛰었다.
온라인 사교육 플랫폼 ‘Koolearn’도 75.3% 상승했다.
▶테마주 아닌 ‘성장주’로의 기대=코로나19 초반만 해도 반짝 수혜주 내지 테마주로 여겨졌던 언택트주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유효할 성장주로 주목받고 있다.
알리바바,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닷컴 등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현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는 핵심인 전자상거래, 클라우드(알리윈) 등을 포함한 전 사업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며 “2020년 회계연도 기준(2019/4~2020/3)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5097억위안, 내년 연간 매출은 6500억위안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경제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전자결제, 로보틱스,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업을 묶어둔 ‘MSCI ACWI IMI Digital Economy Index’는 올해 들어 전체 지수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만의 흐름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디지털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고, 주가 수익률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났다”면서 “해당 지수는 대형 IT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글로벌 주도주 역시 디지털 기반의 성장주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몰려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