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툰베리’ 8세 환경운동가 칸구잠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제2의 그레타 툰베리’가 인도에서 등장했다. 주인공은 2년째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촉구해 온 리시프리야 칸구잠(사진)이다. 그의 나이는 올해 여덟 살이다.
인디안익스프레스 등 인도 현지 언론과 BBC는 최근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 사는 칸구잠이 자국의 높은 오염 수준을 제한하는 새로운 법 규정을 만들고 학교에서의 기후변화 수업 의무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칸구잠은 “정부 관계자들은 환경을 파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인 대기오염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는 대신 책임을 떠밀기 바쁘다”며 “델리에 사는 어린이들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지도자들이 환경운동가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잠재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들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아요. 나는 모든 지도자가 좀 더 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사라질 거예요. 그들은 우리의 지구와 미래를 구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해요.”
칸구잠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직접 발명한 산소공급 장치인 ‘수키푸’(Sukifu)를 착용하고 펀자브주와 하리아나주 의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인도 월간지 노스이스트 투데이에 따르면 수키푸는 재활용 플라스틱에 산소를 내뿜는 식물을 넣은 생존키트다.
칸구잠은 “14살 이하 인도 어린이 10만 명이 대기 오염으로 사망한다”며 “수키푸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서로 비난하고 있는 인도 정치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칸구잠은 지난 2015년 네팔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 행사에 아버지와 함께 참석했다. 자신이 행동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한 때는 2018년 몽골에서 열린 유엔의 자연재해 관련 회의에 다녀온 이후였다고 한다.
칸구잠은 “사람들의 연설을 들으면서 많은 영감과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며 “인생을 바꿀만한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아이들이 재난 위험 때문에 고아가 되거나 집을 잃는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처하면서 지구를 보호하는 데 관심을 높이기 위해 칸구잠이 ‘아동 운동’(Child Movement)이라는 기구를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 기구는 기후 변화와 자연 재해를 해결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인식 제고를 목표로 한다.
현재 칸구잠은 인도에서 공기의 질 악화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법 규정을 마련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인도 모든 학교의 저학년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수업을 의무화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칸구잠은 “라자스탄주가 현재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질 첫 번째 지역이 됐다”라며 “앞으로 구자라트주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 위기 교육에 동의할 두 번째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만약 당신이 나를 ‘인도의 그레타’로 부른다면 내 이야기를 모두 보도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나는 내 정체성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레타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 기후 변화와의 싸움을 위한 운동을 이미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라며 두 사람은 “서로를 존경하는 좋은 친구”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