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 수익 최대 격전지로
임기중 하나금투 1.7조 투입
NH·KB와 은행계 3강 구도로
신한은 라임사태로 발목 잡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농협)이 증권부문에서 건곤일척의 승부에 나선다. 은행부문 성장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금융그룹들이 증권부분 강화에 나서면서다. 가장 돈 벌이가 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자본확충 경쟁이다.
전통적으로 금융지주는 은행 부분의 이익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카드 부문은 가장 높은 자기자본수익률(ROE)로 가장 주요한 비은행 부문으로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규제로 은행 부문 이자수익 정체가 본격화되고, 최근 잇딴 금융상품 관련 사고로 자산관리(WM) 부문의 비이자 수익 창출도 어렵게 됐다. 카드사들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환경이 악화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투자처 제약이 적어 다양한 사업이 가능한 초대형IB는 금융지주간 경쟁의 새로운 승부처가 됐다.
하나금융그룹은 오는 3월 하나금투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4997억원의 추가자본을 투입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4751억원이다. 증자를 마치면 올 1분기말 자기자본은 4조원을 넘어 초대형IB의 요건을 갖추게 된다. 지난해 이익이 급증한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수익률은 하나은행에 육박한다.
초대형IB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이미 초대형IB로 지정돼 발행어음 사업 인가까지 받았다. 하나금융으로서는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 최고경영자를 역임했다. 김 회장은 2018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하나금융투자에 1조2000억원의 자본을 추가 투입했다. 임기 중 증권분애에 투입한 자금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국내 최대금융 그룹인 신한금융 계열의 신한금융투자가 발목을 잡힌 점도 경쟁사들의 행보를 서두르게 하고 있다. 잠재경쟁자가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최대한 누려야 해서다.
지난해 8월 신한지주는 신한금융투자에 대해 6600억원을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 터진 ‘라임펀드 사태’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을 경우 신규 사업 인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자기자본이 10조원에 육박해 초대형IB 자본기준을 충족하고도 남는 미래에셋대우도 박현주 회장 일가 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이뤄지면서 발행어음 인가가 지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