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금회수…펀드런 직전

정보 없는 일반투자자 피해 우려

라임자산운용에서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가 일파만파 조짐이다. 당국의 조사와 조치가 늦어지면서, 사모펀드에 돈을 빌려 준 증권사들이 먼저 자금회수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펀드런(fund run) ’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문제점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한 라임펀드 수익률 조작, ‘폰지 사기’(신규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 배당금 지급하는 돌려막기) 등 사기로 의심할 수 있는 운용상 ‘불법성 문제’가 드러났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알펜루트운용의 환매 연기 사태는 라임 사태와는 다르다. 라임펀드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의 일환으로 돈을 빌려 준 증권사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발생한 유동성 문제다. 먼저 돈을 뺄수록 우량자산 매각대금을 챙길 수 있다. 어느 한 곳이 자금회수에 나서면 다른 곳도 경쟁적으로 동참하는 방아쇠(trigger) 효과다. 경쟁적 자금회수 상환인 펀드런 직전 단계다.

증권사들이 알펜루트운용으로부터 자금회수에 나선 것은 라임 사태를 계기로 총수익맞교환(TRS) 계약을 통한 차입(leverage) 투자의 위험성이 부각된 탓이다. 다른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TRS 계약해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제3, 제4의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라임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결과나 조치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라임 실사 결과도 지난해 말에는 1월말 발표될 것이라더니, 1월말이 다가오니 2월말 발표될 것이라고 미뤄진 상태다. 시장 불안은 계속되는 데 당국의 조치가 늦어지자 증권사들부터 먼저 자체 대응에 나선 셈이다.

속이 타는 것은 펀드에 돈을 넣은 일반 투자자들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현재로서는 손실액이 얼마나 되는지, 펀드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차입금을 먼저 회수해갈 경우 펀드에는 불량자산만 남아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