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의혹’ 문장에는 “검토하겠다”는 언급만
대신 “후보자 논문은 선도적 학위논문” 추켜세워
연구자들 “도덕성 문제에 대한 해명 필요”
[헤럴드경제=김성우·이원율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내놓은 해명이 또다른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타 논문을 출처 표기 없이 사실상 도용한 것에 대한 해명은 빠진 채 다운로드 횟수가 많았다고 주장하거나, 학계의 논문 정비 기준이 정해지기 전이란 설명은 여전히 그가 법무부 장관에 적임자라고 국민들을 설득하기엔 모자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한 연구윤리 전문가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실제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된 시기는 2007년이고, 이전에는 표절과 관련된 사회적인 관심이 지금만큼 엄격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해서 추 후보자 논문에 대한 도덕성 의혹이 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지침이 제정되기 전이더라도 학술자료에 대한 윤리적 기준 잣대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추 후보자가 내놓은 해명도 학계 기준과는 동떨어진 설명이란 지적도 나온다. 추 후보자 측은 ‘한국학술정보원 활용도 조회 결과 석사학위 논문 수준으로 봤을때 활용률이 높다며 원문 다운로드 횟수가 557회나 된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선 그러나 추 후보자측이 해명에 활용한 ‘논문 활용률’도 학술적인 쓰임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논문의 경우 대부분 타 논문에 인용된 빈도를 논문의 학술적 가치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는데 추 후보자측 설명처럼 조회수나 다운로드 횟수를 근거로 ‘가치가 있는 논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통상의 학계 기준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추 후보자의 논문이 인용된 사례를 확인해본 결과 추 후보자의 논문이 타 논문에 인용된 횟수는 단 한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헤럴드경제가 구글 학술검색을 통해 추 후보자의 논문 ‘WTO하의 한국 농촌발전 전략 연구’를 검색해 확인한 결과, 추 후보자의 연구가 언급된 논문은 지난 2007년 동아시아경관연구에 기재된 ‘농촌관광 잠재 이용자 선호요인 분석(정나라, 안득수)’ 단 한차례 뿐이었다. 이에 연구윤리 전문가도 “학술정보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횟수가 많다는 것이 학술적 가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특히 추 후보자 측은 헤럴드경제가 제기한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추 후보자 측은 대신 “후보자의 석사논문은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인 국내 학위논문”이라고 주장했다.
논문 표절 의혹으로 장관급 인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넘지 못한 사례는 참여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를 시작으로, 2014년 김명수 사회부총리의 제자 논문 표절 사건 등이 있다.
한편 청와대는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추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연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뒤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