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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화공작소 상상마루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매일 같은 날을 살아야 한다면, 그 하루를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야 할까.뮤지컬 ‘원 모어’는 다소 실험적인 작품이다. 타임루프 소재를 무대 위에 올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미 수차례 다루어졌지만, ‘편집’이 불가한 단편적인 무대에서 이를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원 모어’는 그런 면에서 제법 성공한 케이스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이 과정을 적절히 그려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조금 전 살았던 하루의 시작으로 다시금 돌아가는 과정은 영상 속의 시계와 음악, 조명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다만 같은 그림이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것에서 오는 지루함은 숨길 수 없다. 타임루프 설정이 이 작품의 강점이면서도, 약점이 됐다.다행히 지루함은 배우들의 능청스럽고 위트 있는 연기로 무마가 가능한 수준이다. 주연 배우들보다 눈길을 끄는 건 멀티 역할을 하는 감초 연기자들이다. 이들은 주인공들의 친구가 되거나, 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타로술사, 소속사 이사, 상담원 등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빼어난 연기력은 물론이고, 적절한 위트와 노래로 극을 풍성하게 한다.‘원 모어’는 웹툰 ‘헤어진 다음날’을 원작으로 하는데, 전체적인 무대 콘셉트도 이에 맞게 웹툰 컷을 형상화한 골조물과 실제 원작의 그림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아기자기한 매력이 사랑스러운 청년들의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일상 속에서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한 과정을 그리고 있는 만큼 화려함 보단 은은한 감동을 선택한 것이다.아쉽게도 ‘원 모어’는 전형적인 로맨스 웹툰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간다. 주인공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낸 소중함은 ‘사랑’으로 귀결된다. 단순히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찾는 소중한 무언가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한다면 보는 이들에게 더 공감을 사는데 용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 뮤지컬은 ‘사랑하는 젊은 청춘들’이 반길만한 요소는 충분하다.‘원 모어’는 10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