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손흥민 보다 먼저 레알마드리드 러브콜 설(說)이 나올 정도로 스페인 등 서방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대주 이강인이 조국을 36년만의 4강반열에 올렸다.
이강인(18, 발렌시아)은 9일 새벽(한국시간) FIFA U20 축구대회 8강전에서 세네갈을 꺾은뒤 “형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줘서 잘할 수 있었다. 꼭 역사를 만들겠다”며 겸손하면서도 당찬 꿈을 밝혔다.
막내이지만 듬직한 ‘막내형’ 이강인은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의 비엘스코 비아와 경기장에서 펼쳐진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이강인의 ‘황금 왼발’은 킥오프 1분도 되지 않아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포로 시동을 걸었고, 0-1로 끌려가던 전반 42분 페널티 지역 왼쪽 부근에서 위협적인 프리킥을 날려 세네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팀은 후반 14분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이지솔이 상대 수비수에 밀려 넘어졌다는 판정으로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고, 키커로 나선 이강인의 황금왼발은 동점골을 꽂았다.
한국은 후반 53분 이지솔의 극적인 헤딩 동점골이 터졌고, 이강인은 왼발 코너킥으로 천금의 이지솔의 득점을 도왔다.
연장전에서 이강인의 황금왼발은 가장 빛났다. 연장 전반 6분 이강인은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쇄도하는 조영욱(서울)에게 기막힌 왼발 ‘킬러패스’를 찔러줬다.
수비수 3명 사이를 관통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조영욱은 지체 없는 슛으로 한국의 세 번째 득점을 꽂았다. 이강인의 세네갈전 1골 2도움의 순간이었다.
연장 혈투 때문에 체력이 바닥난 이강인은 연장 전반 막판 김주성(서울)과 바통터치를 하고 벤치로 돌아갔다.
이강인은 “승부차기를 앞두고 형들을 믿었고, 승리도 믿었다. 승부차기 전에 ‘이길 것 같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렇게 승리를 따내 더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차분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