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6일 당원 6여명과 만남 -복수 참석자 “孫에게 들은 뜻” -다음 당권주자 국당계로 점찍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전에 돌아와야 한다”며 “안 전 대표가 다시 잘될 분위기가 되면 나도 내려올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가 다음 당권주자로 안 전 대표 내지 안심(安心)을 대변하는 국민의당계 인사를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그동안 4ㆍ3 보궐선거 이후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거론되는 ‘안철수 등판론’에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당원 여섯명 정도와 만남을 가졌다.
복수의 참석자들 말을 종합하면 손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가 내년 4월로 잡힌 총선 전에 와야한다는 데 동의했다. 손 대표는 또 안 전 대표가 자리 잡을 여건이 마련되면 자신도 내려올 수 있으며, 다만 그의 복귀 시기가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밝혔다.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말을 아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참석자는 “손 대표는 다만 안 전 대표가 보수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데 염려가 있는 것 같았다”며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보수 정치인이 되면 더 클 수 없다는 이유로 (가선)안된다는 뜻을 견지했다. 이와 관련해 안 전 대표와 직접적인 연락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했다.
이는 손 대표가 흔들리는 리더십의 돌파구 중 하나로 안 전 대표를 재차 주목하는 분위기라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당의 차기 주류세력이 유승민 전 대표가 주축인 바른정당계가 아닌 안 전 대표 중심의 국민의당계가 돼야 한다는 데 뜻을 굳힌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손 대표는 현재 하태경ㆍ이준석ㆍ권은희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계가 주도하는 사퇴 주장에 대해선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계파 패권주의”라며 철벽 방어 중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손 대표가 바른정당계의 책임론에는 꿈쩍하지 않는 반면, 안 전 대표의 복귀 이후에는 사퇴 뜻을 비친 것”이라며 “보수세력인 바른정당계를 견제하기 위해 국민의당계 편들기에 마음을 잡은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손 대표는 바른미래가 나아갈 길로 ‘제3의 길’을 재차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등과의 합당 내지 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는 전날 바른미래가 의원총회 때 뜻을 모은 내용과 동일하다. 손 대표가 보수와 진보 등 대립에 질린 이들이 이제 빠져나오기 시작하며, 바른미래는 그런 이들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손 대표 측은 "사실 관계에서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당내 현 상황에 대해 원론적인 말을 했을 뿐, 개인적 뜻이 내포된 정치적 의미가 담겨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