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도시재생 의 상징 ‘노홍철’… 결국 ‘먹튀’였나  

[헤럴드경제=문호진 기자]방송인 노홍철이 서울 용산구 해방촌 5거리 신흥시장내 건물을 되팔아 7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신흥시장은 낡은 재래시장이었으나 도시 재생지역으로 선정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새롭게 변모한 곳이다. 예술공방, 청년 창업공간, 카페, 이탈리안 식당 등이 들어서면서 신흥상권으로 부상했고 ‘노홍철 효과’까지 가세해 젊은 층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곳 건물 소유주들은 임대료를 6년간 동결하는 데 합의하는 등 낡후된 상권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처럼 서울시와 정부, 건물주 등의 노력으로 해방촌 5거리 상권이 젊은층 사이에 입소문이 날 무렵에 이곳 ‘홍보대사격’이었던 노홍철이 시세차익을 챙기고 빠져나가면서 그의 재테크 성공기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여럿이다.

신흥시장 인근 한 상인은 “노씨의 건물 매각은 결국 도시재생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먹튀’한 거나 다름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20일 토지·건물 실거래가 정보 서비스업체인 밸류맵에 따르면 노홍철은 2016년 1월 서울 용산구 용산동2가 신흥시장에 접해 있는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건물을 6억7000만원에 샀다. 부지 118.3㎡에 연면적 174.6㎡짜리 작은 건물로 주거용 주택으로 사용하다 같은해 이 건물을 서점(‘철든책방’)으로 개조했다.

노홍철은 “저처럼 책을 안 좋아하던 사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만한 책방”이라며 “기본적으로 책을 파는 서점이지만, 부담 없이 보고 가시는 것 역시 환영입니다. 대신 이웃들에게 피해 없도록 조용히~”라며 열린 책방을 오픈 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구입한 지 2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건물을 14억4000만원에 팔아 114%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노홍철은 지난해 11월 서울 신사동 건물을 122억에 매입, 화제를 모았다. ‘철든 책방’을 처분한 배경 역시 신사동 건물 매입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신흥시장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인근 경리단길의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저평가된 이곳 해방촌 신흥시장에관심이 쏠리기 시작했고 노씨의 1인 책방이 방송 등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뜨는 동네’가 됐다”며 “얼마전에는 SBSTV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신흥시장내 식당이 소개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 많은 발길이 몰렸다”고 소개했다.

이 곳 중개업소 관계자는 “노 씨가 신흥시장과 붙어있는 이 건물을 산 이후 부근에 있는 상가의 시세가 한 단계 더 오르기 시작했다”며 “주한미군 이전으로 해방촌 일대의 가치가 올라가는 중이어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해방촌 5거리 일대 상인과 주민들은 “이 곳에 청년 사업가들이 모여들면서 낡은 동네가 젊은 동네로 탈바꿈하고 있는 와중에 이 동네의 대표인물이었던 노씨가 이 곳을 빠져나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상인은 “노씨가 낡고 보잘곳 없는 이 곳에 왔을 때 의아했는데 결국 시세차익만 남기고 빠져나갔다”며 “도시재생의 성공적 모델에 힘을 보탠 주인공이란 평가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