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갤러리스트들이 모여 대안적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솔로쇼(Solo Show)’를 제목으로 내건 페어엔 참여 공간마다 작가 1명씩만을 내세웠다. 가나아트갤러리, 갤러리2, 갤러리 조선, 갤러리 플래닛, 갤러리ERD,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아마도예술공간, 아트사이드갤러리, 원룸, 의외의조합, 조현화랑, 학고재, 합정지구, Whistle, MK2갤러리, P21 등 16개 공간이 참여했다. 사진은 전시 전경.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전혀 다른 형식 아트페어 ‘솔로쇼’ 여운 KIAF·작가미술장터와 차별화… 새로운 공간서 새 취향의 작가 소개 가나아트·조현·학고재 등 16곳 참여 1화랑 1작가만 전시…부스비용 낮춰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입구, 철거를 앞둔 건물에 예술품이 들어찼다. 부서지고 골조만 남은 건물에 하얀 가벽이 서고, 시멘트가 깨져 돌이 굴러다니던 바닥엔 걸어다닐 수 있도록 임시 바닥과 조명이 설치됐다. 젊은 갤러리스트들이 모여 대안적 아트페어를 개최한 것이다.

‘솔로쇼(Solo Show)’를 제목으로 내건 페어엔 참여 공간마다 작가 1명씩만을 내세웠다. 각 공간의 성격을 잘 드러낼 수 있고, 작가 1명에 집중해 제대로 프로모션 하겠다는 기획이다.

전략이 통했던 것일까.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린 페어엔 미술계 관계자들은 물론 콜렉터, 직장인들이 몰리며 연일 성황을 이뤘다. VIP프리뷰가 있었던 24일엔 전시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관람객들이 시장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실제 판매로 이어진 경우도 상당수라 내년 참여 문의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젊은 갤러리스트들이 모여 대안적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솔로쇼(Solo Show)’를 제목으로 내건 페어엔 참여 공간마다 작가 1명씩만을 내세웠다. 가나아트갤러리, 갤러리2, 갤러리 조선, 갤러리 플래닛, 갤러리ERD,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아마도예술공간, 아트사이드갤러리, 원룸, 의외의조합, 조현화랑, 학고재, 합정지구, Whistle, MK2갤러리, P21 등 16개 공간이 참여했다. 사진은 전시 전경.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행사를 주최한 건 ‘협동작전’이라는 단체다. 갤러리2,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갤러리 조선이 결성한 곳으로 “새로운 형태의 미술유통구조 형식을 실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솔로쇼엔 이 세 곳 외에도 13곳이 부스를 냈다.

가나아트갤러리, 갤러리 플래닛, 갤러리ERD, 아마도예술공간, 아트사이드갤러리, 원룸, 의외의조합, 조현화랑, 학고재, 합정지구, 휘슬(Whistle), MK2갤러리, P21 등이다. 모두 30~40대 대표들 혹은 디렉터들이다. 화랑주 2세대 혹은 3세대의 참여가 많은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젊은 갤러리스트들이 모여 대안적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솔로쇼(Solo Show)’를 제목으로 내건 페어엔 참여 공간마다 작가 1명씩만을 내세웠다. 가나아트갤러리, 갤러리2, 갤러리 조선, 갤러리 플래닛, 갤러리ERD,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아마도예술공간, 아트사이드갤러리, 원룸, 의외의조합, 조현화랑, 학고재, 합정지구, Whistle, MK2갤러리, P21 등 16개 공간이 참여했다. 사진은 전시 전경.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여준수 갤러리 조선 실장은 “아트페어는 갤러리가 시장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무척이나 훌륭한 도구”라면서도 “대형 아트페어의 경우엔 부스비가 너무 비싸 수지를 맞추기 위해 갤러리 맥락과 상관 없는, 이른바 팔리는 작가를 넣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같은 한계를 넘고자 부스비를 확 낮추고, ‘1공간 1작가’를 소개하자고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부스 디렉터의 나이가 어려지자 소개하는 작가들도 젊은 취향이 많이 반영됐다. 한국 아트페어의 주류를 이루는 단색화는 사라지고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구상회화와 색감이 독특한 반 추상회화가 다수 나왔다. 1호 크기 소품과 에디션이 있는 사진, 실험적인 설치작품을 비롯 조명 등 가구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다양하다.

작품가격도 2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어포더블 아트페어(affordable artfair)’의 성격도 띈다.

정재호 갤러리2 대표는 “우리는 키아프(KIAF)와도 작가미술장터와도 다른 시장을 타겟으로 한다. 그만큼 다양한 취향을 가진 공간들이 자신의 신념을 담은 작가를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부스로 참여한 우정우 학고재 실장도 “키아프 같은 대형아트페어와 달리 우리와 같은 세대의 작가를 소개할 수 있고, 또 같은 세대의 콜렉터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래 한국미술 유통시장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었다는 평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2세ㆍ3세들의 안목을 볼 수 있었던 자리”라며 “다양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많고, 한국미술시장도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서서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