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톡톡] 에스티팜, 외국산 점령한 HIV 치료제 시장에 도전한다

-STP03-0404, 미 국립보건원 연구 지원사업에 선정 -기존 치료제들의 내성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 -개발 성공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첫 HIV 치료제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에스티팜이 외국산 의약품이 점령한 HIV 치료제 시장에 도전한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산 HIV 치료제로는 최초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 신약 후보물질 단계여서 상용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 에스티팜(대표이사 사장 김경진)은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STP03-0404’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생명과학 분야 연구프로젝트 지원사업 과제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에스티팜은 미국에서 에모리대학교의 김 백 교수팀과 공동으로 새롭게 확인된 STP03-0404의 작용기전 확립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과제 선정으로 연구팀은 미국 NIH로부터 향후 5년간 약 139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NIH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HIV 환자는 2016년 기준 약 3600만명으로 추산되며 하루 평균 약 500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년 발생 환자 수가 늘면서 2016년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에이즈는 치료제의 진화로 ‘죽음의 병’에서 ‘만성질환’의 영역으로 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개발된 HIV 치료제는 젠보야, 트리멕, 트루바다, 스트리빌드 등 전부 글로벌 제약사만 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HIV치료제로는 역전사효소 저해제, 단백질분해효소 저해제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제는 부작용과 약물상호작용, 약제내성 발현 등의 문제로 사용에 제한이 있다. 최근 이런 점들이 개선된 촉매활성 부위 인테그라제 저해제가 개발되었지만 또다시 약제내성 발현문제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STP03-0404는 촉매활성 부위가 아닌 비촉매활성 부위(non-catalytic site)에 작용하는 HIV 인테그라제 저해제로 기존 치료제들의 약제내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열최초(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새로 확인된 작용기전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viral RNA)을 보호하는 단백질 막 밖으로 빼내 숙주세포에서 재발현 될 수 있는 HIV의 기능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특징이다.

에스티팜은 지난 2014년부터 한국화학연구원의 김봉진∙손종찬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HIV감염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STP03-0404를 도출했고 2016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국내외 특허권과 독점개발권을 확보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HIV 치료제 개발로 에이즈가 치명적인 질환이 아닌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는 발전이 있었으나 여전히 내성의 발현 등으로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미국 NIH의 지원으로 진행될 신규 작용기전 공동연구는 HIV감염 완치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신약 후보물질이 상용화 단계까지 가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에스티팜은 2019년 글로벌 임상을 목표로 현재 국내에서 전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2019년 임상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빨라야 2020년대 중반 정도에 임상을 마치고 제품화 단계로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