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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이 가시마를 상대로 득점을 터트리며 분투했지만, 수원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후반 투지는 빛났다. 하지만 탈락을 피하진 못했다. 수원의 예고된 탈락이었다.수원삼성이 24일 저녁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에서 가시마앤틀러스와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수원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 5-6 패배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원정에서 치른 1차전을 2-3으로 패한 수원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돌아온 서정원 감독은 데얀, 염기훈, 사리치 등 주전 선수를 모두 투입하며 총공세를 예고했다.하지만 오히려 전반을 주도한 건 원정팀 가시마였다. 1차전을 승리한 가시마는 수원보다 심리적 부담이 덜했다. 그러나 가시마는 내려앉지 않고, 공격을 선택했다. 가시마는 원정에서 수원을 몰아쳤고, 결국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반 2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야마모토 슈토가 헤더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전반전을 0-1로 뒤진 채 마친 서정원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박기동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반드시 경기를 뒤집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박기동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수원은 후반 14분 만에 연달아 세 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뒤집었다.먼저, 임상협이 동점골을 기록했다. 염기훈의 헤더 슛이 권순태의 선방에 막혔지만, 임상협이 흘러나온 볼을 밀어 넣으며 첫 득점을 터트렸다. 다음은 조성진이었다. 동점골이 터진 지 채 1분이 되지 않은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조성진이 염기훈의 환상적인 크로스를 깔끔한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이후 후반 14분 데얀이 세 번째 골까지 터트리면서,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축제 분위기가 됐다.수원의 축제는 거기서 멈췄다. 후반 18분 가시마에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하며 합계 스코어 동점이 된 수원은, 뒤이어 후반 36분 추가 실점까지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두 실점 장면 모두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가 원인이었다.결국 수원은 홈에서 열린 2차전을 3-3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4분 만에 세 골을 터트린 후반전 초반의 투지는 빛났지만, 그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무너졌다.사실 수원의 탈락은 예고된 결과였다. 수원은 1차전 패배 이후 2차전에서의 반전을 위해 서정원 감독 복귀라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서 감독의 복귀가 모든 걸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수였다.수원은 이번 시즌 내내 공격 지역에서의 창의성 부족, 수비 집중력 문제 등의 여러 고질병을 앓아왔다. 서 감독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수원을 떠났던 인물이다. 그런 서 감독을 다시 불러들여 역전승을 기대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서 감독의 복귀로 수원이 얻은 효과는, 후반전 14분 동안 나타난 투지 넘치는 플레이, 즉 정신력의 영역이 전부였다.수원으로서는 남은 시즌 동안 서정원 감독의 뒤를 이어 수원의 새 시대를 열 적임자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다음 시즌 수원이 올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