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문화유산은 ’영감의 원천’ 강조 PNT를 문화 유산 보존 ‘허브’로 육성 글로벌 투어리즘 통해 문화보존은 물론 공동체 경제활성화 촉매제 역할도 기여
“문화유산은 살아있는 것입니다. 사람ㆍ시대를 거쳐 끊임없이 변화하며 혁신에 반응합니다. 시간을 초월해 발자국을 남기는 문화유산은 디자인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에 문화재 보존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다나 피라스 요르단 공주(Her Royal Highness Princess Dana Firasㆍ48)는 디자인의 본질은 결국 문화유산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피라스 공주는 “우리가 인류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자산인 문화유산은 역동적이고 혁신적이며 풍요로운 사회를 만든다”며 “이러한 고대 문화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훌륭한 디자인은 사람ㆍ문화ㆍ건축 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했다.
피라스 공주는 1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헤럴드디자인포럼 2018’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미래 디자인, 과거로부터 영감을 얻다(Designing Future, Inspiring Past)’라는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중동 왕실의 첫 포럼 방문이자, 요르단 왕실의 첫 한국 방문이다.
피라스 공주는 요르단 하심(Hashemite) 가문의 왕자 피라스 빈 라드(HRH Prince Firas bin Raad)의 아내이자 페트라 내셔널 트러스트(Petra Nation TrustㆍPNT)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페트라 내셔널 트러스트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요르단 페트라와 그 지역의 고고학, 역사, 문화와 자연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 1989년 설립된 비정부기구다.
이날 피라스 공주는 PNT가 고대 문화 유산 보존의 ‘허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PNT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요르단의 문화 유산을 보호하고 문화를 통합시키기 위해 29개의 보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붕괴될 위험이 있는 문화 유산을 복구하고, 이러한 사업을 통해 현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부흥시킨다”고 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교육, 봉사활동 등을 통해 문화 유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차세대 리더로 거듭날 아이들이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고, 보호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PNT는 많은 교사를 고용해 아이들을 비롯한 난민, 장애인들에게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요르단 북쪽에서 부서진 문화유산을 복구하기 위해 254명의 아이들과 여성들을 고용해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에 기여하고 있다.
피라스 공주는 고대 문화유산의 보호와 보존이라는 가치 위에 공공정책 개발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는 기후 변화, 기아와 질병, 도시화, 자연재해 등 인류사적 과제들을 안고 있다”며 “인류 공동의 평등과 웰빙(well-being)을 위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르단을 예시로 들며 “2017년 4분기 기준 요르단의 실업률은 18.5%를 기록했고, 올해 2분기에는 실업률이 더 높아졌다”며 “오직 38%의 인구만 요르단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급성장하고 있는 요르단의 관광산업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우리의 문화유산으로부터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해 우리의 공동체, 정부가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피라스 공주는 지난 7년 동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투어리즘’이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문화 관련 사업은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령 페트라에서 수로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프로젝트는 환경을 복구하고 개선할 뿐 아니라 현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PNT는 파괴된 문화유산을 복구하는 동시에, 페트라 주변에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잘못된 건축물들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있다”며 “PNT는 ‘페트라의 정체성을 보존한다’는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문화 유산 보호를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