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IMF 경제위기가 걷히고 부동산시장에 활기가 찾아왔던 2002년 한 해 동안 아파트값이 30% 넘게 폭등하는 등 부동산시장은 과열됐다. 그해 오피스텔 분양물량 역시 11만7000여실을 넘어서며 오피스텔 전성기를 맞는듯 했다.

하지만 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는 부동산시장 규제에 나섰고 오피스텔 시장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2014년 상반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77%로 임대수익률 집계가 시작된 2002년(8.13%)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동안 분양된 오피스텔 물량은 총 1만9316실로 이는 2004년 한해 분양물량(2만188실)보다 작은 수치다. 2000년대 후반은 1~2인 가구의 급증과 더불어 기존 주택시장이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공급되었던 탓에 소형주택 부족 문제가 이슈화되던 시기였다.

<일생>오피스텔 흥망성쇠사(興亡盛衰史)

‘4년간 감소한 분양물량’과 ‘소형주택 공급부족’이라는 두 가지 요소는 오피스텔 시장으로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고, 2011년 이후 현재까지 매년 3만여실 넘게 분양됐다. ▶도시형생활주택 등장으로 오피스텔 추락=전국 오피스텔 3.3 m²당 분양가는 2001년 537만원을 시작으로 2007년(790만원)까지 상승세를 보였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등의 영향으로 2009년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2010년에 들어 80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2014년에는 959만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2010년~2014년)동안 서울, 경기의 3.3 m²당 분양가를 살펴보면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는데 2013년에는 감소폭이 커진 모습이다. 이 시기에 인천, 광주, 울산, 전남, 제주, 세종시에서는 전년 대비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반면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대전, 충남, 충북의 분양가는 하락했다.특히 2013년 서울, 경기의 3.3 m²당 분양가는 전년 대비 각각 156만원, 64만원 가량 하락해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가 하락은 오피스텔의 대체상품으로 여겨지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물량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형주택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물량은 ▷2009년(1688세대) ▷2010년(2만529세대) ▷2011년(8만3,859세대)로 급증했다.

2012년에는 한해동안 12만3949세대의 물량이 쏟아졌다. 201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피스텔 대체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의 급격한 증가가 오피스텔 분양가 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이 쏠렸던 지역이 ▷서울(7만6785세대) ▷경기(5만9172세대) ▷부산(4만7273세대) 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규모는 작아지고=2002년 오피스텔 평균 전용면적은 40.7m²로 그 후 서서히 늘어나 2005년에는 78m²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피스텔이 소형주택의 대체상품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감소추세를 보이며 2012년에는 33m²까지 감소했고, 2014년 현재 평균 전용면적은 36.9m²로 조사됐다. 2012년 최저치를 기록한 평균 전용면적은 그 이후 소폭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아파트 등의 상품에서도 소형면적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테라스형, 투룸ㆍ쓰리룸 오피스텔 등장…다양해지는 오피스텔=오피스텔 자체의 공급물량 증가와 더불어 대체상품의 증가는 오피스텔 분양시장에서 구조적 다양성을 가져왔다. 과거에는 일부 세대만을 복층형 구조로 시공했지만 최근에는 전실(全室)을 복층형 구조로 시공하거나, 기존에 원룸형 중심의 공급에서 벗어나 투룸 및 쓰리룸으로 분양되는 오피스텔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 다양한 수요층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세대를 테라스형으로 설계한 오피스텔도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실(全室)을 테라스형 오피스텔로 분양하는 곳도 등장했다.

▶점점 낮아지는 오피스텔=부동산 시장상황에 따라 시행되는 용적률, 고도제한 등의 건축규제는 분양시장에서 층수 변화로 나타난다. 정부의 건축규제에 따라 최고층수는 등락을 반복했는데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최근 분양된 오피스텔 단지의 최고층수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가장 높은 층수로 분양됐던 오피스텔 단지는 2001년 분양된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69층)로 조사됐다. 최근 5년동안 가장 높게 건축된 오피스텔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로서 48층 규모로 분양됐다. 이들 단지는 모두 주상복합 단지로서 초고층으로 건축된 오피스텔의 대부분이 주상복합 단지인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