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부족이 약점 [헤럴드경제 이슈섹션] 한번 충전에 서울-부산 거리인 약 390㎞ 전후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심지어 600㎞에 이르는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수소전기차) 출시까지 임박하면서 친환경차가 인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이미 출시됐거나 상반기 중출시 예정인 순수 전기구동차량(전기차·수소전기차) 가운데 1회 충전 거리가 가장 긴 것은 3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NEXO)다. 최근 정부로부터 공인받은 주행거리가 약 600㎞에 이르기 때문에, 서울에서 충전해서 부산에 도착하고도 200㎞ 이상을 더 갈 수 있다. 네비게이션이 추천하는 경로(최소시간)를 기준으로 서울특별시청과 부산광역시청간 거리는 396㎞ 정도다.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4월 선보일 ‘코나 일렉트릭’(전기차)도 자체 인증 주행거리(390㎞)를 고려할 때 중간 충전 없이 서울-부산 편도 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 전기차 중에서는 ‘모델S 100D’의 주행거리가 451.2㎞로, 1회 충전만으로 넉넉히 서울에서 부산을 주파할 수 있다.
2018년형 볼트EV(383㎞), 테슬라 모델S 90D(378.5㎞)도 빠듯하긴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논스톱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를 갖췄다. 네비게이션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거리 기준 최단경로를 택하면 서울시청에서 부산시청까지 약 382㎞만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기아차 니로EV의 주행거리도 380㎞(자체 인증)에 이르는만큼, 고속도로·국도 위 충전소가 어디에 있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일단 서울에서 부산으로 떠날 수 있다.
상반기 출시를 앞둔 BMW 전기차 ‘뉴 i3’의 주행거리도 기존 200㎞대에서 약 300㎞(유럽 기준)까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예상 주행거리는 상온(20~30℃) 조건에서만 의미가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특성상,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주행거리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경부나 각사 인증 과정에서 상온 300㎞ 중후반대를 기록한 전기차 모델들은 대부분 -7℃에서 평균 100㎞ 정도 주행거리가 짧아졌다.
다만 직접 전기를 충전하는 기존 전기차와 달리 수소를 주입해 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넥쏘’와 같은 수소전기차의 경우, 기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주행거리와 함께 전기구동차량 ‘대중화’의 관건인 충전 인프라도 점차 늘어나는추세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750기에 불과했던 국내 전기차 충전설비는 지난해 1천801개로 불었다. 올해에는 3천941개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회 충전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 대중화에 필요한 여건이 빠르게 충족, 개선되고 있다”며 “성능까지 뛰어난 전기차가 속속 출시되는 만큼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한 단계 크게 뛸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수소전기차의 충전 인프라 확충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소전기차 충전소는 연구용 5곳을 포함해 11곳에 불과한데, 예산상 올해 추가되는 충전소 수도 많아야 10개에 그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