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병국 기자]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종석 전 의원이 내정됐다. 이들 모두 호남 출신 인사이며 각각 손학규계ㆍ박원순계로 불렸던 정치인이다. 계파를 초월하고 지역적으로 탕평 인사를 발탁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로 해석된다.
10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이 지사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16대 총선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엔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이 지사는 한때 손학규계 정치인으로도 분류됐다. 문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 지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와 관련, “비(非) 영남권 출신으로 염두한 인사가 있다”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호남 출신 국무총리 후보자를 임명할 것이란 게 기정사실화돼 왔다.
이 지사는 전남도지사에 당선되기 전까지 16대부터 19대까지 활동한 4선 중진 의원 출신이다. 이 지사를 내정한 배경에는 오랜 의정 활동 경력이 여소야대의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데에 유리할 것이란 점도 고려됐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내정 발표를 앞두고)이날 오전 중에 이 지사가 상경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가 국무총리를 맡게 되면 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남도에서 실무적으로 (사퇴 절차를)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임종석 전 의원이 내정됐다. 임 전 의원은 전대협 의장 출신의 86그룹(80년대 학번ㆍ60년대생) 정치인이다. 고향은 전남 장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에서 정무부시장을 맡는 등 박원순계 인사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합류, 문 대통령 측근으로 대선을 이끌었다. 임 전 의원이 비서실장에 발탁된 데에는 개혁성을 중시하겠다는 청와대 인사 기조에 부합할 뿐더러, 계파색이 옅다는 점이 중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에는 참여정부에서 사정비서관을 지낸 신현수 김앤장 변호사가, 총무비서관으론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홍보수석에는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이, 춘추관장으론 권혁기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