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이재만ㆍ안봉근 기소 피해 -崔 재산형성 잘 아는 정윤회도 건재 -‘이대 비리ㆍ승마 지원’ 정유라 송환 요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 씨에 이어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모두 재판에 넘겨졌지만 마지막까지 사법처리를 피해간 국정농단 ‘조연들’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렸던 이재만(51)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51)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검찰이 17일 최종 발표한 국정농단 기소자 명단에서도 빠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거치면서 박근혜 정부에 몸 담은 공직자 18명이 기소됐지만 두 사람만큼은 끝까지 살아남은 셈이다. 검찰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특별수사본부나 특검에 입건된 사항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참고인으로 소환돼 조사까지 받은 바 있다. 이들은 정호성(48)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최 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넘기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았다.

특히 안 전 비서관은 최 씨가 장관급이 이용하는 이른바 ‘11문’(청와대 정문)을 통해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드는 과정에서 차량을 제공한 인물로도 지목됐다. 정 전 부속비서관도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 씨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카니발 차량을 타고 청와대를 출입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제2부속실 소속이었던 이 행정관의 상관은 안 전 비서관이었다.

최 씨 역시 헌재에 나와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 국회의원 시절부터 안 전 비서관을 알고 지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검찰에 다녀간 이후 5개월째 단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헌재 탄핵심판 출석 요구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행방조차 파악되지 않으면서 심리를 지연시켰다. 1998년 박 전 대통령의 정계진출 때부터 20여년을 함께 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지만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구속 기소될 때까지도 철저히 존재를 숨기고 있다.

최 씨에 앞서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받았던 남편 정윤회(62) 씨는 검찰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2014년 박 전 대통령이 찌라시로 규정했던 이른바 ‘정윤회 문건’ 내용이 이번 최순실 사태를 거치며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지만 정 씨에 대한 재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1995년 최 씨와 결혼해 20년간 부부로 지낸 만큼 정 씨는 최 씨의 국정개입은 물론 재산형성 과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을 인물로도 지목됐다. 그러나 검찰과 특검은 정 씨에 대한 조사 없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그의 딸 정유라(21) 씨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이화여대 입시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동시에 특검이 뇌물로 규정한 삼성의 승마 특혜지원에도 깊숙이 관여된 당사자다.

그러나 유라 씨는 덴마크 검찰의 송환 결정에도 불복하고 현지에서 소송을 제기하면서 한국행은 여전히 요원하다. 현재 법원에서 이대 학사비리와 삼성 뇌물죄 재판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정 씨의 송환이 여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