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로 항공노선ㆍ화장품 시장 타격 -“외교에 울고 웃는 요우커경제 이젠 안돼“ -“베트남ㆍ터키 등 제3의 길 전환” 의견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9층 화장품 코너. 지난 7일 오후, 해당 코너는 한산한 다른 층에 비해 유독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한이린(25ㆍ여) 씨는 “블로그에서 한국 화장품 성분이 좋다는 얘길 듣고 와봤다”며 “종류도 많고 사람들이 많이 사가는 것을 보니 믿음이 간다”고 했다.
하지만 면세점 내 전체적 분위기는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면세점 화장품코너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아직 눈에 띄게 줄진 않았지만 뉴스에서 사드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을 줄일 거라는 얘기가 나와 걱정”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이 아니면 이 정도 규모의 면세점 쇼핑을 감당해낼 수 없다”고 했다.
굳세던 유통 한류가 외교 바람 앞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이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자 국내 요우커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과의 8개 노선에서 취항하려고 한 한국 항공사의 전세기 운항을 불허하고, 19개 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입 불허조치를 내렸다.
정경 분리라는 오랜 한ㆍ중 외교 관계의 특수성이 희석되면서 사드라는 외교 이슈가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타격은 국내 유통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의 수출경제와 달리 ‘요우커 경제’는 국내 관광으로 인한 내수시장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번 사드로 인한 금한령의 여파가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유통시장이 구매력과 인구가 막강한 요우커에만 기댄 경향이 있다”며 “그 결과 중국서 기침하면 한국은 독감을 앓는 구조가 돼 버렸다”고 했다.
유통업계에선 ‘제2의 개성공단’ 사태에 버금가는 유통 동맥경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에만 의존하는 현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업계는 베트남, 터키 등 진출로 ‘제3의 길’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해 활발히 사업중이고, 롯데그룹은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현재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시네마 등 10여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초고층 랜드마크 롯데센터 하노이도 이중 하나다. CJ오쇼핑 등 홈쇼핑업체들도 현지에서 ‘한국식’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CJ도 지난해 6월 터키 현지 극장 체인인 ‘마르스’를 인수하며 처음으로 터키 시장에 진출하는 등 제3의 길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관광시장 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 주를 이뤘던 단체관광객은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의해 흔들리는 경향이 있어 개별관광객인 ‘싼커(散客)’를 위한 구조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광마케팅 경영지원팀 관계자는 “단체관광객과 달리 싼커들 대부분은 젊은 여성층이라 맛집ㆍ화장품 위주의 여행을 즐긴다”며 “싼커들 뿐만 아니라 인도ㆍ베트남 등 동남아국가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만큼 이들을 위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