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Q&A 질답에 반박자료 배포

“통제할 수 없는 위험 전가, 불합리한 요구 있어”

협상시한 일방 설정, ‘후속 시공사’ 사전 검토 가능성

팀코리아 대외 신뢰도 저하 우려, 사업 전체 악영향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제공]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과 관련한 한국수력원자력의 입장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컨소시엄은 한수원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전가하려 했다고 밝히며 “입찰물량 대비 증가된 물량을 제안하면서 금액 증가분을 반영하지 않고, 시공사의 단가를 낮춰 전체 총 계약금액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 한수원이 타 시공사를 언급하는 등 후속 시공사 선정을 사전에 검토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컨소시엄은 29일 한수원이 앞서 내놓은 ‘체코 원전 시공계약 관련 질의응답(Q&A)’에 대한 반박을 담은 추가 자료를 배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한수원은 계약조건에 따른 이견을 이유로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 종료를 알렸다.

한수원은 협상 과정에서 대우건설에 당초 입찰금액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으로 시공비를 조정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액 규모는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거론된다. 양측은 실무협상과 이견조정위원회, 경영진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수원은 ‘총액확정 계약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다 합의가 불발됐고, 시공사의 자료 미제출로 공사비 적정성 검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컨소시엄은 “시공사의 역무범위와 책임을 넘어서는 주계약 요건을 한수원이 일방적으로 시공단에 강요했다”고 반박했다.

▷한수원이 수행한 설계 오류 미발견시 시공단 책임으로 간주 ▷ 설계, 주기기, 시운전 등 한수원 타하도급사 과실에 대한 한수원 책임 명시 조항 거부 ▷발주사의 미매입 부지 미제공에 따른 공사지연 간접비 미보상 ▷한수원이 발주사에게 보상받는 범위 외 일체 설계변경 불가 ▷한수원 역무로 명시되지 않은 모든 회색지대 역무를 시공단 역무로 포괄 적용한 내용 등을 예시로 들었다.

컨소시엄은 “한수원은 시공단의 입장을 고려한 조정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설계·조달·시공(EPC) 주계약 조건을 시공계약에 전면 반영하고, 국내 원전사업에서 발주자로서 적용하는 특수계약조건까지 무조건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며 “EPC 주계약자인 한수원과 시공단 간 역할 및 책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불합리한 요구”라고 부연했다.

또 “10월 7일 한수원에서 경영진 제안을 처음 제시 후 협상시한을 29일로 일방적으로 설정했다”며 “계약금액 및 계약조건 전반에 걸친 한수원의 제안을 단 3주만에 검토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한수원은 (계약조건에 대해) 미수용 시 협상 종결을 예고하는 등 사실상 수용을 압박했다”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시공단의 협상 의지 부족이 아니라, 합리적인 위험 분담에 대한 시공단의 절충안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원이 원전 건설 실적, 경력요건 완화 등을 근거로 대우건설의 업무수행 능력을 부정적으로 거론한 것을 두고는 “계약특수조건의 다양한 이견사항 중 결과론적으로 대우건설을 폄하하기 위해 (한) 짜맞추기 요건”이라며 “수행인력 건설유경험자 요건의 삭제 요청은 EPC 원계약 인력요건과 한수원 자체 설정 경험인력요건의 2중 적용에 대해 협상의 진행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체코 현지 업체와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입찰전부터 시공사 직원이 체코 현지에 상주해 한수원과 협업을 진행해 왔으며, 한수원 계약 체결이후 인원을 증가시켜 5명이 현지 업체와 소통 중”이라며 “시공사의 현지화 및 사업 수행역량에 대한 한수원의 부정적 평가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시공계약 관련 갈등이 체코 정부와의 협력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협력관계 종료 시 체코 정부와의 관계 및 팀코리아(Team Korea)의 대외 신뢰도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8년간 현지 네트워크 구축 및 기술 검증을 진행했던 시공주간사를 변경할 경우, 사업 전체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은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두코바니 5·6호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는 약 4220억코루나(약 26조원)에 이른다. 2029년 11월 착공해 2037년 4월과 2038년 4월에 각각 5·6호기의 시범운전을 개시하고 2년 뒤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lu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