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법제화 및 관계기관 협의 미비
“강제 송환 방치, 생명권과 직결”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를 수용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인권위는 실제 이행 여부를 한 차례도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와 관계기관 간 관련 법률협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통일부가 약속한 귀순의사 확인 절차의 법제화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29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권위는 2024년 10월 14일 정부의 제도개선 권고 수용을 인정한 이후 후속 조치에 대해 “후속 조치를 확인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향후 권고 이행실태 점검에 해당 사안을 포함할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인권위는 2023년 8월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국가안보실에 북한이탈주민의 강제송환 방지와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통일부는 귀순·보호의사 확인 절차를 법률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2024년 입안하겠다고 회신했다. 인권위는 이를 포함한 관계기관의 답변을 근거로 권고가 수용됐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실제 이행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법무부와 관계기관 간 법률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주민의 본인 의사에 반한 송환 방지, 합동정보조사 단계의 법률조력 및 사법심사 보장 등에 관해 관계기관으로부터 법률검토 요청을 받거나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024년 7월 관련 매뉴얼을 개정해 북한 주민의 귀순·귀북 의사를 최종 확인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정부합동정보조사에도 총 10차례 참여했다. 다만 구체적인 매뉴얼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소관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법제화 작업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2022년 입법예고한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은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현재는 김기웅 의원이 대표발의한 관련 개정안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다. 통일부가 2024년 관련 절차의 법률 명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입법이 완료되지 않은 셈이다.
정부가 제도개선 권고를 수용하고 관련 매뉴얼까지 개정했지만, 인권위의 사후 이행점검과 귀순의사 확인 절차의 법제화는 여전히 미완료 상태다. 권고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행 상황과 재발방지 대책의 실효성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강제북송과 같은 인권침해를 막겠다며 정부가 권고를 수용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정작 인권위는 후속조치를 한 차례도 확인하지 않았고 법무부와의 관련 법률협의도 없었다”며 “권고 수용 발표만으로 재발방지 대책이 완성된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주민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고 강제송환을 방지하는 것은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정부는 관계기관의 책임과 법적 보호절차를 명확히 하고, 인권위는 권고 이행실태를 즉각 점검해 재발방지 대책이 실제 작동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p1256@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