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헌정사 성취 무너뜨려…사형 선고 주저할 이유 없다”

윤석열 측 “고작 280명의 질서 유지군 투입…폭동 없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영상]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영상]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내란특검팀은 29일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 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 2심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앞서 특검팀은 1심에서도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는데,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내란 우두머리죄는 사형이 아니면 그 책임을 온전히 물을 수 없는 범죄”라며 “사형의 선고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 윤석열이 일으킨 12·3 내란은 모든 상식과 헌정사의 성취를 무너뜨렸다”며 “헌법 준수를 선서한 군 통수권자가 도리어 국민을 향해 총을 든 군을 출동시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출된 대통령이 일으킨 ‘친위 쿠데타’는 온 국민을 경악과 충격에 빠뜨렸다”며 “12·3 내란은 대한민국의 시계를 40년 전으로 되돌리려 한, 용서받지 못할 헌정 파괴 범죄”라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이 비상계엄의 준비 기간과 목적을 지나치게 좁게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원심은 내란의 전모를 남김없이 밝혀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며 “대법원이 세운 법리를 반쪽만 적용했고, 내란의 준비 시기와 목적을 좁게 잡았으며, 그 잘못은 피고인들의 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선고형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특히 비상계엄이 사전에 장기간 준비된 범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원심이 인정한 사실만으로도 12·3 계엄은 8개월에 걸쳐 준비된 내란이고, 원심이 간과한 수첩까지 보면 준비 기간은 1년이 넘는다”며 “12·3 계엄은 결코 우발적 사건이 아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1심이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판단한 부분도 반박했다. 특검팀은 “원심은 피고인 윤석열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사전에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 계엄이 짧게 끝났고 군과 경찰이 물리력을 자제하였다는 점, 비교적 적은 병력을 동원하였다는 점” 등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제한 것은 현장의 군인과 경찰이지, 피고인 윤석열이 아니다”라며 “유혈은 피고인 윤석열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이 짧게 끝난 것은 국회가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였기 때문”이라며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검팀은 “원심은 피고인 윤석열의 ‘경고성 계엄’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러한 계엄은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 윤석열은 공판 과정에서 국민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2024년 12월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군과 경찰을 투입하는 등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은석 특별검사. [연합]
조은석 특별검사. [연합]

올해 2월 이 사건 1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당시 부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죄가 성립한다며 핵심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고성·호소형 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1심이 내란의 준비 과정과 목적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았고, 양형에서도 범행의 중대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항소했다.

형법 제87조는 내란 우두머리 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특검팀 구형 이후 취재진과 만나 “법리도 없고 증거도 없다”라며 “상식도 없고 오로지 정치 권력에 양심을 팔아버리고 주문받은 대로의 주장만 있는 정치 특검의 민낯을 본 구형이었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완전히 망상에 사로잡혀 거짓 소설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특검의 논고를 보면서 참담하게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법치와 사법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목도했을 뿐”이라며 “특검은 1심에서 비상 계엄의 목적이 장기 집권을 위한 친위 쿠데타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판결은 특검의 주장을 배척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1심은 내란죄를 인정했다. 쿠데타가 없었지만, 내란이라는 모순된 판결을 한 것”이라며 “특검은 오늘 구형 논고에서도 원심이 배척한 노상원 수첩에 적혀 있는 문구를 짜깁기해서 판타지 소설을 쓰며, 장기 집권 목적이라며 친위 쿠데타 주장을 다시 꺼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사실은 그와 완전히 다르다. 실무장하지 않은 고작 280명의 질서 유지군을 투입한 것이 이 사건의 진실”이라며 “또한 2심에서 진행된 영상 변론을 통해서 국회와 선관위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폭동이 없었다는 것이 CCTV 변론을 통해 명백히 확인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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