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태릉CC 교통영향평가 용역 발주

서울시 “기존 대책 보완·재협의”

입주 맞춘 도로·철도망 확충 관건

68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서울 노원구 태릉CC 부지. [헤럴드경제DB]
68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서울 노원구 태릉CC 부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의 주택공급에 앞서 교통대책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토대로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추가 주택공급을 뒷받침할 교통망 확충 대책을 새로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 27일 ‘서울태릉 공공주택지구 교통영향평가 용역’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앞서 21일에는 도시건축통합계획 설계공모도 공고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교통영향평가 용역은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용역과는 별개다. LH 관계자는 “2020년 태릉CC 주택공급을 추진할 당시 마련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이미 존재한다”며 “이번 용역은 향후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교통 관련 개선 사항을 사전에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태릉CC 개발과 관련해 인근 대규모 택지 개발 등으로 교통 여건이 달라진 만큼 기존 대책을 보완하고 재협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도로계획과가 지난 23일 공공주택과에 전달한 공문에 따르면 ‘서울태릉 공공주택지구 지정 신청에 따른 검토의견 회신’에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7조의2 및 공공주택 특별법 제24조에 따른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대상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 시 재협의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리 갈매지구 등 인근 지역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면서 2020년 당시와 교통 여건이 상당히 달라졌다”며 “과거 수립한 대책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변화된 교통 환경을 반영해 기존 대책을 보완하고 다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릉CC 사업부지는 약 87만㎡로,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기준인 개발면적 50만㎡ 이상에 해당한다. 정부는 앞서 이 일대 6800호 규모의 주택공급은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의 이번 회신은 지구지정 자체에 반대한다는 취지는 아니지만, 향후 교통대책 수립 과정에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오후 5시 경 화랑대사거리 일대에 교통체증이 발생한 모습. [헤럴드경제DB]
오후 5시 경 화랑대사거리 일대에 교통체증이 발생한 모습. [헤럴드경제DB]

교통 문제는 태릉CC 개발을 둘러싼 대표적인 쟁점이다. 태릉CC와 맞닿은 화랑로는 서울 노원구와 경기 구리·남양주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로, 기존에도 상습적인 정체가 발생하는 구간이다. 특히 남양주 별내·다산신도시와 구리 갈매지구 등 인근 택지 개발로 교통 수요가 늘면서 추가 주택공급에 따른 혼잡 심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부도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주택 신속 공급을 위한 교통개선 협의체’ 구성을 발표하면서 태릉CC의 기존 광역교통개선대책 용역을 조속히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0년 태릉CC에 1만 가구를 공급하는 방안 발표 당시 화랑로 확장과 화랑대사거리 입체화, 북부간선도로 확장, BRT 신설 등을 교통개선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태릉CC와 과천경마장 등을 포함하는 ‘수도권 남부권·동부권 광역교통체계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주요 교통시설의 이용 현황과 혼잡 원인을 분석하고 장래 교통수요를 예측해 개선방안과 재원조달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다.

지역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교통망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노원구는 태릉CC 개발과 관련해 화랑로·노원로 및 태릉~구리IC 구간 도로망 확장, 지하철 6호선 지선 도입, 노원~남양주 간 백사터널 건설 등을 요구했다. 인접한 구리시에서도 GTX-B 갈매역 정차와 갈매IC 신설 등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교통 문제 외에도 문화유산 보존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문제는 태릉CC 개발을 둘러싼 주요 쟁점이었으나, 최근 관련 절차가 진전되면서 일부 걸림돌이 해소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태릉CC가 주택공급 후보지로 추진되던 2021년 5월 그린벨트 해제 등을 문제 삼아 국토부에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8월 태릉CC 개발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가 국가유산위원회에서 조건부 가결되고 태릉CC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총량 규제 예외도 인정되면서 사업 추진의 제약이 일부 완화됐다. 실제 그린벨트 해제와 문화유산 관련 후속 절차는 남아 있다.

정부는 내년 3월 지구지정과 2028년 상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029년 9월 착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주택공급 일정이 구체화되는 만큼 입주 시점에 맞춰 교통시설을 확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인근 태릉선수촌과 육군사관학교 부지까지 개발 후보지로 고려하면 6800가구를 넘어 최대 2만 가구 규모의 신규 주택공급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대규모 개발 가능성을 감안하면 광역교통개선대책 마련은 필수적”이라며 “지하철 6호선 역사 신설이나 노선 연장 등 교통망 확충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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