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살인 선행 행위 통계 분석’ 착수
살인사건 피의자의 여성폭력 이력 조사
재범 방지 위한 위험성 요인 파악에 활용
경찰 ‘프리카스’서도 강력범 거주지 확인
[헤럴드경제=이영기·김아린 기자] 경찰이 관계성 범죄 예방을 위해 관계성 범죄 행위의 공통점 분석을 위한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아내, 옛 연인, 장모 등을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다. 매년 관계성 범죄가 끊이지 않고, 그 잔혹성도 커지는 가운데 피해자 보호 체계의 공백도 반복해 드러나고 있어 용역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외부 연구기관을 통해 ‘살인 선행 행위 통계 분석’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살인 피의자가 살인 범죄보다 앞서 관계성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추려내 피해 예방의 단초를 찾겠다는 취지다. 경찰이 수사한 살인 피의자 가운데 과거 여성폭력방지법상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성폭력 ▷성매매 등 대상자의 피해가 확인된 피의자를 추려내 사건의 양상이나 이들의 사회적 배경 등 공통점을 분석한다.
경찰은 피의자의 여성폭력 이력에 대해 폭넓게 살펴보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여성 폭력 신고 이력이 있거나 조사 과정 중 여성 폭력 여부가 확인된 피의자를 추려 분석하고 있다”며 “피의자의 위험성 요인, 범죄 촉발 요인 등 범죄 징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여성 폭력 신고 등 선행 행위가 있었다면 이후 피해자가 숨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그런 피해를 막기 위해 피의자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데이터로 향후 활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피의자의 나이·직업 등 사회적 배경까지 폭넓게 포함해 분석하고 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향후 연구의 최종 결과는 올해 말께 도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7월 경찰의 관계성 범죄 종합대책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통계 분석이다. 종합대책 발표 당시 경찰은 2025년 1~7월 사이 살인 미수를 포함한 살인 범죄 388건 중 가정·교제 폭력, 스토킹 등 전력이 있는 70건을 추려내 내부 분석한 바 있다.
당시 분석에서 피의자는 남성 59명(84%), 여성 11명(15%)이다. 유형별로 보면 가정폭력이 39건(55.7%)으로 절반을 넘었다. 교제폭력 18건(25.7%), 스토킹 9건(12.8%), 성폭력 3건(4.3%), 성매매 1건(1.5%) 등이 뒤를 이었다.
신고 또는 수사 이력 없이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70건 중 과거 신고 또는 수사 이력이 없는 사건은 40건(50.7%)으로 집계됐다. 과거 이력이 있어도 1~2회인 경우는 24건(34.2%)이었다.
또 피의자의 전과는 없거나 1범인 경우가 40건(57.1%)으로 초범 비율이 높았다. 이에 대해 당시 경찰은 관계성 범죄 특성상 피해자들이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고, 빠르게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력범죄 출소자 거주지, 예방 시스템에 연동
‘순찰 지도’로 한눈에 파악…“재범 위험 차단”
경찰은 이달부터 법무부에서 강력범죄 출소자의 거주 정보를 받아 순찰 활동에 활용하기로 했다. 해당 정보는 경찰의 범죄위험도 예측·분석 시스템 ‘프리카스(Pre-CAS)’에 연동된다. 그간 경찰의 수사 기능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정보를 범죄 예방 기능까지 확대한 셈이다.
프리카스는 순찰 시 경찰관의 눈과 귀가 되는 시스템이다. 전용 단말기를 통해 볼 수 있다. 경찰은 이를 통해 범죄 발생과 112 신고 정보, 방범시설 현황 등을 분석하고 순찰 계획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강력범죄 출소자의 거주 현황은 지도상에 표시된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밀집 지역을 파악하고 순찰 경로를 설정하는 등 범죄 예방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거주 정보 연동 대상은 재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살인 ▷방화 ▷약취유인 ▷강도 ▷절도 ▷조직폭력배 ▷마약 등 7개 죄종이다.
이번 강력범죄자 거주지 연동은 재범 방지가 주된 목적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관계성 범죄의 재범 예방도 취지에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과제에도 재범방지가 포함된 만큼 강력사건 범죄자의 재범 우려가 있는 경우 기관 간 정보를 공유해서 재범을 막기 위해 프리카스에 정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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