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 줄이면 분담금 부담 줄이고 환급금 ↑
잠실주공5, 82→59㎡ 선택 땐 15.4억 환급
은마도 좁은 평형 선택시 환급금 받아
나이가 있는 조합원들 가운데 신축 아파트는 59㎡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직 세제개편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은퇴 이후 고정 수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최근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세제 부담을 우려한 조합원들이 신축 아파트의 분양 면적을 줄이는 ‘다운사이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60~80평(1평=3.3㎡)대 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국민평형인 84㎡(이하 전용면적)는 물론 59㎡ 등 중소형 평형을 선택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조합원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일반분양 물량 多 잠주5단지, 76→59㎡ 신청하면 11억 환급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은 오는 31일까지 조합원 분양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신축 단지는 총 6411세대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임대주택은 831세대다. 일반분양 물량은 1534세대로 전체의 27.5%이며, 조합원 분양 물량은 4046세대 규모다.
일반분양 수입이 4조4700억원에 달하면서 조합원들은 신청 평형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주택보다 작은 평형을 선택할수록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돌려받는 금액이 커지는 구조다.
조합원 분양공고에 따르면 기존 76㎡를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84㎡를 신청하면 5억73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기존 81㎡ 보유자의 환급금은 6억3077만원, 82㎡ 보유자는 8억6054만원에 달한다.
특히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향후 보유세 부담 등을 고려해 59㎡를 신청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기존 76㎡ 보유자가 59㎡를 분양받으면 환급금은 11억8815만원이다. 기존 81㎡와 82㎡형 보유자의 환급금도 각각 13억1163만원, 15억4140만원에 이른다.
보유세 부담 우려 커진다…‘좁은 집’ 선호 현상 두드러져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총 5850세대 규모로 재건축되는 은마아파트는 조합원 분양 물량이 4406세대, 일반분양 물량이 340세대다.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 물량은 1104세대에 달한다.
일반분양 수입이 제한적인 은마아파트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기존 76㎡ 보유자가 84㎡를 신청하면 7억442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기존 84㎡ 보유자가 같은 면적을 분양받을 때도 4억3021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한다.
반면 작은 59㎡를 선택하면 환급금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76㎡ 보유자는 1억2837만원, 84㎡ 보유자는 4억4236만원을 돌려받는다. 잠실주공5단지처럼 대규모 환급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넓은 평형을 고집하지 않으면 추가 분담금 부담을 피하고 현금까지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조합원들이 평형을 줄이는 배경으로는 재건축 이후 주택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꼽힌다.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고령층은 소득이 줄어드는 반면,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세금과 관리비 등 고정 지출은 지속된다는 점에서 면적을 줄이는 선택을 고민하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은 과세표준 6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을 인상하고 과세 체계를 주택 수에서 가액 기준으로 단순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과표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구간의 종부세율을 현행 1.0%에서 1.3%로 상향 조정하고 보유 주택 수와 조정대상지역 여부에 따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최고 8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실제 부담 변화는 조합원별 보유 주택 수와 공시가격, 거주 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고가 주택에 대한 세제 부담 인상이 예고되자 조합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치동 인근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문직 비중이 높은 동네 특성상 아직까지 환급을 받으면서까지 적은 평수를 선호하는 세대가 많지는 않지만, 간혹 59㎡ 분양을 상담하는 조합원도 있다”고 전했다.
h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