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3분기 실적 발표
곽노정 사장, 콘퍼런스 콜 첫 등판
“투자 결실, 주주와 공유…매 분기 자사주 매입”
“AI 성장 지속, 2030년까지 공급난” 고점론 일축
역대급 주주환원 지속 시사 “주가, 이익 반영 안돼”
“4분기 HBM4 출하량·매출비중, HBM3E 역전”
中 4F²에 “상용화는 일러…당분간 6F²에 주력”
[헤럴드경제=김현일·이정완 기자] SK하이닉스가 오는 2029년까지 향후 3년간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사실상 솔드아웃(완판)됐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와 인프라 투자 증가로 메모리 공급난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피크아웃(고점론)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한 6세대 HBM4의 경우 “내년에 가격 상승과 양산 수율 개선에 힘입어 수익성이 과거 사이클의 피크(고점)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8일 오전 진행된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는 이례적으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등판해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배경과 철회 이유도 밝혔다.
곽 사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의 병행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솔리다임 IPO 과정에서 중복상장 논란으로 제기된 주주들의 반발을 달래는 데 주력했다.
곽노정 CEO 직접 등판…주주 달래기 총력
곽노정 사장은 이날 “솔리다임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생산시설 확충 등 성장 투자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해왔다. IPO를 통한 외부자본 활용은 투자 부담을 완화하고 주주환원 여력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반도체 업계의 주가 조정을 고려해 현 시점에서 IPO를 통해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IPO 검토를 중단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와 재원 조달방안은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며 전략적 투자의 결실을 주주와 나누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곽 사장은 콘퍼런스 콜 말미에 다시 등장해 “사업의 성장과 투자 성과가 쌓일수록 주주 여러분과 나누는 결실도 함께 커져야 한다. 지속적인 실적 창출로 미래 성장에 대한 신뢰를 쌓고, 결실을 주주와 나누겠다”며 주주들과의 성과 공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주주환원도 역대급 “주가 저평가…매 분기 자사주 매입”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에 이어 주주환원도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현금배당 14조원,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한 가운데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약 10조원을 제외하면 3분기 주주환원 규모는 약 24조원이다. 지난주 매입을 완료해 소각 예정인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등을 포함하면 2026년 회계연도 기준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투자 수익의 대부분을 특별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이번 4분기에 일부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2026년 회계연도 결산이 확정된 후 결산 배당에 포함해 지급할 계획이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현재 주가는 이익과 현금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저평가됐다고 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하는 것이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간 매입 규모 내에서 매 분기 지속적으로 매입할 예정이고, 분기별 매입 규모는 주가 수준과 밸류에이션, 현금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HBM4 양산 차질없이 진행 중…수율도 안정적
SK하이닉스는 이미 확보한 장기공급계약(LTA) 물량과 현재 고객사들과 협의 중인 수요를 합하면 2029년까지 향후 3년 동안 D램과 HBM 물량은 사실상 솔드아웃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LTA를 통해 확보한 물량은 2027~2028년 전체 생산능력(capa)의 절반을 넘는 수준으로, 중장기 LTA 비중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HBM4의 양산과 수율 모두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태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부사장)은 “HBM4는 계획했던 수율을 상회해 목표를 상향 조정했고, HBM3E도 당초 계획한 성숙 수율을 초과 달성했다”며 “4분기에는 HBM4 출하 물량과 매출 비중 모두 HBM3E를 크로스오버(역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제품 개발 역시 순항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태 담당은 “HBM4E 개발과 평가 모두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커스텀(맞춤형) HBM도 고객과 관련 프로젝트를 긴밀하게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객사들이 HBM4 12단 대신 사양이 낮은 8단 공급을 요청한 것을 두고 “HBM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객은 제한된 물량으로 더 많은 AI 가속기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적층 단수를 낮춰 동일 용량 기준으로 확보 가능한 큐브 수를 늘리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기태 담당은 “다만 적층 단수를 낮춘다고 해서 HBM 용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사양 조정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당사의 중장기 HBM 수요 전망엔 변화가 없다. 현재 고객의 요청 물량은 당사가 공급 가능한 물량의 두 배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메모리 공급난 2030년까지 지속”…AI 고점론 일축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지금의 쇼티지 상황이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해 최근 AI 산업을 둘러싸고 제기된 고점론을 불식시켰다.
선단 공정의 기술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신규 생산시설을 짓는 데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급난을 당장 해소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준덕 D램 마케팅 담당(부사장)은 “AI 서비스 유료 사용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주요 고객의 AI 관련 매출 성장과 재무 성과가 다방면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대형 고객의 AI 사업 매출과 현금 흐름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며 그에 따라 시장에서 우려하는 투자 부담도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AI 투자 주체가 소수 빅테크 기업에 의존하던 초기 단계를 지나 일반 기업과 국가 차원으로 넓어지고 있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준덕 담당은 “AI 투자와 수요 강도는 실제 사업 성과와 투자 주체의 다변화를 기반으로 충분히 견조할 것”이라며 “메모리 시장도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中 4F²에 “기술 구현과 상용화 구분해야…당분간 6F²에 주력”
최근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연내 출시를 예고한 차세대 서버용 D램 ‘4F²(4F스퀘어)’에 대해선 “기술 구현과 실제 상용화 시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덕 담당은 “업체별로 미세화 여력과 공정 환경, 원가 구조가 다른 만큼 적용 시점과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며 “SK하이닉스는 공정 성숙도와 안정적인 테크 플랫폼 운영을 통해 기존 6F²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고 이후 4F² 또는 3차원 D램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UV(극자외선) 기반의 미세화 공정 혁신을 통해 현재의 6F² 플랫폼을 추가로 확장할 수 있는 기술적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양산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이 검증된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 담당은 “새로운 셀 구조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려면 성능뿐 아니라 수율과 신뢰성, 원가 경쟁력을 두루 확보하고 제품 설계와 고객 평가까지 거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차세대 D램의 단계별 기술 로드맵을에 따라 완성도와 경제성을 확보하는 시점에 맞춰 적합한 제품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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