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동결 확률 93.4%
韓 긴축기조 지속될 가능성 커
10월 물가, 3% 내외 재반등 전망
고공행진 국제유가…수입물가 ↑
한·미 금리차 좁히지면 환율도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한은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3분기 경제 성장세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에서도 물가 상승세가 확인되면 금리 인상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27~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29일 새벽 발표된다. 지난달 FOMC는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4% 오르며 시장 예상을 밑돈 데다, 9월 고용지표도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주요 연준 인사들의 신중론도 동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도구인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 확률은 27일(현지시간) 기준 93.4%에 달했다. 한 달 전(35.8%)이나 일주일 전(88.9%)보다 각각 57.6%포인트, 4.5%포인트 높아졌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한은의 인상 시계는 그대로 돌아갈 전망이다.
우선 신현송 한은 총재가 ‘선제적 대응론’을 연이어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지난 7·8월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리면서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안정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피력해 왔다. 특히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올림으로써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화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만큼 이번 미국의 금리 결정이 한은의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제 지표들도 여전히 긴축을 가리키고 있다. 신 총재는 1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연차총회에서 “지금 한국은 물가가 너무 높고, 환율은 더 강해질 여지가 있으며, 금융안정 측면의 요구도 있다. 세 가지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27일 발표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금리 인상에 힘을 보탰다.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 성장하며 지난 8월 한은 전망치(0.3%)의 세 배를 웃돌았다. 올해 1분기 1.8%, 2분기 0.6% 등 연이은 높은 성장세에 3분기는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증가 폭을 키웠다. 특히 반도체와 정부 지출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민간소비가 약 4년 만에 줄었지만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증시 조정이나 완성차 업체 파업 등 일시적인 요인이 영향을 끼친 데다,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소득 증대가 민간소비를 끌어올릴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승용차 소비 반등, 반도체 기업의 현금 배당과 성과급 지급, 정부 이전지출 확대 등을 근거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가면서 민간소비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달 초 발표될 10월 물가 추이도 주요 변수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한 달 만에 2%대로 떨어지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3.4%에서 2.8%로 둔화했지만, 작년 통신요금 할인이라는 일시적인 기저효과가 큰 영향을 끼쳤다. 10월에는 근원 품목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가 3% 내외로 다시 오를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중동 지역 갈등 재점화에 국제유가도 다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26일까지)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9.7달러다. 9월(113.7달러)보다는 소폭 떨어졌지만 중동전쟁 여파가 한창이던 4월(105.7달러)·5월(103.2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9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7% 상승하며 넉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나마 원/달러 환율 하락분이 유가 상승분을 어느 정도 상쇄하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신 총재는 물가가 목표치(2%)까지 떨어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그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목표치 달성 시점에 대해 “내후년에는 목표 수준에 다가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소 내년까지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다음 달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차이는 1%포인트에서 다시 0.75%포인트로 좁혀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20원대까지 떨어진 뒤 등락하고 있다. 28일 오전 9시 기준 환율은 1327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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