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코스메·플라자 등 일본 H&B 채운 K-뷰티

카테고리별 전국 인기 제품 순위서도 존재감

“어려웠던 日, 이젠 먼저 K-뷰티 입점 문의”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사카 우메다 루쿠아1100 3층의 ‘앳코스메’ 매장. 매장 앞에 마련된 국내 색조 브랜드 티르티르의 팝업스토어에서 현지 고객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김진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오사카 우메다 루쿠아1100 3층의 ‘앳코스메’ 매장. 매장 앞에 마련된 국내 색조 브랜드 티르티르의 팝업스토어에서 현지 고객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김진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이게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제품입니다.”

21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우메다 한복판에 있는 복합쇼핑몰 루쿠아 1100의 3층. 일본의 헬스앤뷰티(H&B) 매장인 ‘앳코스메’의 기초제품 코너에서 직원들의 말이 들렸다. 직원이 ‘넘버즈인 Pha+ 스킨 프렙 버블 마스크’를 현지인 고객의 손등에 덜어내 문지르자, 고객은 신기한 듯 탄성을 내질렀다.

매장 곳곳에는 익숙한 K-뷰티 브랜드가 가득했다. 그 규모는 한국의 올리브영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색조제품 코너에는 이니스프리, 라네즈, 3CE, 퓌 등 주요 브랜드의 4단짜리 대형매대가 벽면을 가득 메웠다. 데이지크, 클리오, 정샘물, 투쿨포스쿨 등도 따로 매대가 마련됐다. 메디큐브, 리쥬란, 토리든, CNP, 넘버즈인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브랜드들의 기초 제품도 보였다.

앳코스메는 일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한 카테고리별 순위 매대로 유명하다. 매장 입구 벽면을 장식한 ‘베스트 코스메 어워드’에도 K-뷰티 브랜드가 많았다. 상반기 에센스 1위는 아누아의 ‘비타민10 포어 스트릭스 미백 토닝 세럼’, 리퀴드 립스틱 1위는 퓌의 ‘3D 볼류밍 글로스‘였다. 페이스 크림 2위에는 ‘이니스프리 그린티 세라마이드 배리어 크림’이 전시됐다.

오사카 지역 내 순위를 보여주는 ‘오사카 세일 랭킹’ 매대에서는 마스크팩 코너 1위가 넘버즈인 제품이었다. 선크림과 페이스크림 코너 1위는 각각 ‘달바 톤업 UV 에센스’, ‘에스트라 아토베리어365 크림’이 올랐다.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매장에 들어선 티르티르의 팝업 현장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운영사인 구다이글로벌은 일본에서 티르티르, 조선미녀, 스킨1004 등 주요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717억원이다. 이 가운데 일본 매출은 1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급증했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들은 제품의 품질과 사용감을 꼼꼼하게 살피고, 리뷰와 입소문을 구매에 중요하게 반영한다”며 “일본은 매출 성장과 함께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루쿠아 오사카 6층 ‘플라자’ 매장의 기초제품 코너에서 판매 중인 K-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달바의 대형 매대를 볼 수 있다. [김진 기자]
루쿠아 오사카 6층 ‘플라자’ 매장의 기초제품 코너에서 판매 중인 K-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달바의 대형 매대를 볼 수 있다. [김진 기자]

인근 루쿠아 오사카 6층의 H&B 매장 ‘플라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기초·색조 K-뷰티 브랜드뿐 아니라 ‘아이돌 네일’로 유명한 오호라, 데싱디바, 핑거수트 등 K-네일 코너까지 있었다.

일본 내 1만6466개 매장을 둔 편의점 체인 패밀리마트에서도 LG생활건강의 ‘하나 바이 힌스’ 별도 매대와 함께 아누아, 넘버즈인 마스크팩이 판매되고 있었다. 하나 바이 힌스는 LG생활건강 자회사 비바웨이브의 색조 브랜드 ‘힌스’가 지난해 론칭한 패밀리마트 전용 뷰티 브랜드다. LG생활건강은 “힌스 특유의 감도와 품질은 유지하면서 미니 사이즈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지 1020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현지 소비자인 유니(20) 씨는 “한국 뷰티 브랜드의 인기가 대단하다”며 “한국의 미감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 보니 ‘한국인들은 어떤 걸 쓸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해 하나씩 모으게 됐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헤라를 좋아하고, 에스네이처의 페이스 크림도 매일 쓰고 있다”며 “최근에는 바이오힐보(BOH) 제품을 사서 만족하며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업계 입장에서 일본 뷰티 시장은 수익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시장이었다. 최근에는 K-뷰티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 수출액은 9억9122만달러로, 연간 수출액이 작년(10억8673만달러)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미국·중국에 이어 K-뷰티 수입국 3위로, 전체 수출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으나 수출물량은 증가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시세이도 등 글로벌 뷰티 기업의 존재감과 한국과 다른 현지 소비자의 특성으로 K-뷰티가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장이었다”며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유통 채널에서도 K-뷰티를 입점시키려는 노력을 하면서 인디 브랜드를 포함한 한국 업체들이 성과를 내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패밀리마트의 전용 뷰티 제품인 LG생활건강의 ‘하나 바이 힌스’ 매대. [김진 기자]
일본 패밀리마트의 전용 뷰티 제품인 LG생활건강의 ‘하나 바이 힌스’ 매대.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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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13627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