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내부 절차 확정하고 접수 방침 공지…직접 접수 입장

공소청, 지난 16일 접수·검토 뒤 중수청 송부 내용 담은 예규 개정

“기소 면제·구형 감형 권한 없는 수사기관이 맡기에 부적절”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임세준 기자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담합 사건 형사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도) 신청 접수에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신청 효과가 담보되지 못한 불안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수사·기소 분리를 원칙으로 한 형사사법제도 개편과도 모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중수청은 공정거래 범죄 수사기관으로 자진신고를 직접 접수하고 있다. 중수청은 내부적으로 형사 리니언시 신청 절차를 확정하고 접수 방침을 공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청 관계자는 “신속한 증거 확보와 효과적인 수사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형사 리니언시 제도는 지난 2020년부터 국가가 카르텔에 관한 증거를 갖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형사사법절차 전반에서 일관된 증거 제공과 협조를 위해 시행되고 있다. 대검찰청(현 공소청)은 예규인 ‘카르텔 사건 형벌감면 및 수사절차에 관한 지침’을 통해 수사와 재판에 협조한 1순위자는 기소하지 않고, 2순위자는 형을 반으로 낮춰 구형하도록 했다.

법조계에서는 중수청이 형사 리니언시 접수에 나서면서 자칫 제도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청 폐지 이후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과 공소제기 여부 결정과 공소 유지 기능 등을 담당하는 공소청 출범 등 형사사법제도 개편 원칙인 ‘수사·기소 분리’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형사 리니언시가 담합에 가담한 기업이나 개인이 본인 위법행위를 ‘소추권자’인 검사에게 자발적으로 신고하면서 기소 면제 또는 감형 구형 등 소추 재량 발동을 촉구하는 제도인 점을 고려하면 수사기관이 접수하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중수청에 신청을 했다고 해도 막상 기소 면제나 형을 감경해 줄 권한이 없어 신청 효과를 담보해주지 못하면 신청할 유인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수청은 불송치를 결정할 권한만 있을 뿐 불기소 처분 권한은 없다. 유인책이 떨어지면 신청 축소로 이어지고 결국 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기업에 혼란을 지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서초구 공소청. [연합]
서울 서초구 공소청. [연합]

실제 형법상 자수를 근거로 신청을 접수할 경우 자수에 따른 ‘임의적 감경’ 효과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대법원 판례상 일반적 자수의 경우 범행이 발각된 이후에도 가능하며 자수에 의해 범죄사실이 새롭게 밝혀질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특히 자수 후 번복해 범행을 부인해도 그 효력이 소멸되지 않는다. 이는 제도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

2020년 당시 예규가 처음 만들어져 시행될 당시에도 카르텔에 대해 형벌감면을 신청하고자 하는 자가 신청서에 포함시킬 내용으로 ‘수사 및 재판이 끝날 때까지 협조하겠다’라는 내용이 있다. 재판 단계까지도 성실 협조 의무가 있는데 형법상 자수를 근거로 신청을 접수하면 본질적으로 제도 취지와 상충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담합 사건에서 형사 리니언시 제도가 기소 자체를 위해서는 수사 단계에서 일관된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수사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실무적으로 피의자와 접촉하며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중수청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에 공소청은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대응해 예규 개정에 나섰다.

지난 16일 시행된 개정 예규에 따르면 기존 대검에서 형벌감면 신청서를 접수한 것과 동일하게 공소청에서 신청서를 접수해 일시와 신청번호를 기재하고 서명 또는 날인해 그 부본을 신청자에게 교부하게 된다. 이후 공소청은 공정거래 전담 부서에 송부해 신청 건을 검토하게 된다.

이후 공소청이 형벌감면 신청 사건 접수와 검토를 모두 마치면 신청서, 보정서와 관련 자료 등 원본을 수사기관에 ‘송부’하도록 했다. 또한 예규에는 검사가 형벌감면 여부를 결정하기 전 1회 이상 기일과 장소를 정해 피의자, 사건관계인, 전문가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의견을 듣거나 의견서 등 자료를 받는 방법으로 ‘사실관계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개정 예규 16조에는 공소청과 중수청과의 협력도 담겼다. ▷신청자 제출 자료 또는 진술 내용과 증거 기여도 ▷전·현직 임직원 조사 경과 및 협조 정도 ▷진술 번복, 허위자료 제출, 증거인멸 또는 수사방해 여부 ▷제3자 누설 여부 ▷카르텔 중단 여부 ▷증거 수집 현황 등에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

중수청과 공소청은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공소청 관계자는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수청 관계자는 “신고자 보호와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관계 기관(공소청)과 구체적인 절차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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