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험 거래 포착 후 상담사 확인

5분 이상 숙려시간 확보로 피해예방

투자리딩방과 대출사기 등 고객이 직접 인증과 이체를 진행하는 신종 금융사기가 늘자 NH농협은행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상담사 영상통화 절차를 추가했다. 인공지능(AI)으로 위험 거래를 포착한 뒤 상담사가 고객과 직접 얼굴을 보며 거래 목적과 경위를 확인해 사기 피해를 막는 방식이다.

NH농협은행은 26일부터 올원뱅크에서 발생하는 거래 가운데 신종 금융사기 위험이 포착될 경우 ‘FDS 영상통화 추가인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투자리딩방이나 대출사기처럼 피해자가 범죄조직의 지시에 따라 스스로 본인인증을 하고 돈을 보내는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 ARS나 안면인식은 거래자가 실제 고객인지는 확인할 수 있지만 고객이 사기에 속아 자발적으로 송금하는 경우까지 걸러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농협은행은 FDS가 의심 거래를 탐지하면 기존 인증에 상담사의 직접 확인 절차를 덧붙였다. 고객이 올원뱅크에서 이체나 출금을 시도해 위험 거래가 포착되면 신분증 촬영을 거쳐 FDS 상담사와 영상통화가 연결된다.

상담사는 영상통화를 통해 본인 여부뿐 아니라 돈을 보내는 목적과 거래 경위, 고객의 표정과 말투, 답변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금융사기 가능성을 판단한다. 정상 거래로 확인되면 이체를 진행하고 이상거래로 판단되면 지급정지 등 후속 조치를 통해 추가 피해를 막는다.

영상통화가 거래에 일정한 ‘숙려 시간’을 만든다는 점도 기존 인증 방식과 다른 부분이다. ARS 인증은 약 1분, 안면인식은 약 3분이 걸리는 반면 영상통화에는 5분 이상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상담사가 고객에게 사기 가능성을 설명하고 거래를 재고하도록 설득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농협은행의 설명이다.

이 같은 대응 강화는 금융사기 유형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투자리딩방·대출사기·로맨스스캠 등 신종 금융사기 피해는 89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81건보다 46.8% 증가했다. 전체 금융사기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28.5%에서 52.8%로 24.3%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보이스피싱 피해는 1만5219건에서 7968건으로 줄었고 비중도 71.5%에서 47.2%로 낮아졌다. 전체 금융사기 피해 건수는 2만1300건에서 1만6892건으로 감소했지만 투자·대출사기 등 신종 금융사기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농협은행은 올해 FDS에 AI 모델을 도입한 데 이어 향후 AI 상담 기능도 추가해 금융사기 대응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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