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번 방문은) 다목적 방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북중 간에 혈맹 관계도 좀 확인하면서 또 경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또 최근 사망설 불식, 11월에 예정된 APEC 관련해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확정적인 건 아니지만 판을 까는 그런 포석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의원은 “(북한이) 중국하고는 약간 좀 소원했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도 불식시키면서 러시아에 이어서 중국까지도 그렇게 혈맹 관계를 유지하며 몸값을 올리는 그런 의도가 있는 방문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같은 방송에서 “북미 대화 준비에 앞서 중국에 사전 양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사전에) 정보 수집을 못한 국정원의 역할은 되씹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남북관계(문제)는 다시 그림을 그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라든지 이종석 국정원장 등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방중이냐, 그것까지는 너무 큰 확대 해석”이라면서도 “하노이 노딜 이후 조용했던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여보겠다는 시그널로도 읽히는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분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논평에서도 여야는 이번 방중과 관련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이어가고, 중국과 교역의 문을 넓히고,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끊긴 채 주변 강대국끼리 한반도 미래를 논의하면,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협상장 밖에서 결과를 통보받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한미동맹을 외교의 중심축으로 삼아 어느 나라와도 척지지 않고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국민의힘 측이 “북·중·러가 한미동맹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협력의 폭을 넓혀 가는데 정부는 뭘 하고 있나”라고 따진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야권은 “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밀착하며 한미동맹 견제에 나선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외교는 전략 없이 ‘북한의 선의’에만 기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사망설’까지 나돌던 김정은이 중국을 전격 방문해 중국 권력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만나 경제협력 확대를 논의하고, 6·25 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추모한 뒤 당일 귀국했다”고 짚었다.

이어 “북·중·러가 한미동맹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나. 청와대는 김정은 전격 방중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대남 전략은 이미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길은 끊어놓고, 중국으로 향하는 길은 활짝 열었다”며 “이번 신압록강대교 개통과 김정은 방중은 그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정은 방중은 러시아에 북한군 파병, 북러 밀착에 이어 북·중 밀착을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김정은은 지금 중국과 러시아를 양손에 쥐고 핵을 뒷배 삼아 몸값을 올리고 있다”며 “판이 이렇게 짜이는 동안 이재명 정부는 무엇을 했나. (북한에) 비위를 맞춘 결과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정은의 전격 방중은 북·중 경제협력 확대를 알리는 행보이고, 다음 달 중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대화는 끊긴 지 오래고, 한미 관계에도 심상치 않은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며 “북한은 중국과 손잡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데, 정작 우리는 미국과의 신뢰 문제조차 풀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bigroot@heraldcorp.com